킹 전 특사 "북한인권특사 지명 시간 더 걸릴 수 있어"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바이든 행정부의 북한인권특사 지명과 인준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전망했습니다. 행정부와 의회가 아프간 철수와 코로나 대응 등 국제 현안에 집중하고 있고, 상원에서는 첨예한 당파적 대립으로 대사 지명자들의 인준 절차가 거의 중단돼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는 10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인권특사 지명과 인준 과정이 주요 국제 현안과 상원 내 복잡한 변수로 인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재확인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북한인권특사가 분명히 지명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우선사안임을 분명히했지만, 상원 인준 절차의 불안정성과 여러 잠재적 문제들로 북한인권특사 인준이 늦어지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겁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 “The bottom line is that the confirmation process in the Senate is precarious at best, and there are a number of potential problems that could slow down or even stop the confirmation of the special envoy for North Korean human rights.”

킹 전 특사는 가장 중요한 대사 직책 중 하나인 람 이매뉴얼 주일대사와 니콜라스 번스 주중대사 지명조차 백악관이 지난달 20일에야 발표한 점과, 상원 인준이 필요한 국무부 고위직이 256명에 달해 상원 외교위가 이들에 대한 신원조회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문제 등을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상원 외교위가 당면한 아프간 철수와 신종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 등 주요 외교 현안을 동시에 다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또 최근 미 의회 내 험악한 당파적 견해차로 상원의 원활한 업무가 더 어려워졌고, 특히 난해한 규정으로 의원 개개인이 지명 후보의 인준 절차를 중단시킬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악화된 정치기류에서 인준은 훨씬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 “Furthermore, acrimonious partisan differences make smooth working of the Senate more difficult. Arcane rules give individual senators the ability to bring Senate confirmation of government officials to a screeching halt.”

그러면서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러시아와 독일 등 유럽을 잇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에 대한 미국의 오랜 제재를 해제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에 반발해 대부분의 대사직 인준 표결을 반대하거나 연기하는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13일 VOA에, 이 사안이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Well, it becomes serious, because anything, you know, the Senate has a lot of business to deal with and if somebody is preventing the Senate from taking up business that's ready to be acted on it slows the process down it just makes it painful, and you know the whole process grinds to a halt.”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은데 누군가가 이 일을 막고 있다면 과정이 더디게 돼 상황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모든 과정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미 언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까지 지명한 외교 고위직 60여 명 가운데 12일 현재 상원 인준을 통과한 인사는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대사와 켄 살라자르 멕시코대사 등 2명에 불과합니다.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에서 같은 시기 최종 인준을 받은 대사가 50여 명, 오바마 전 행정부는 56명, 트럼프 전 행정부가 20여 명에 달했던 것과 크게 대비됩니다.

킹 전 특사는 자신의 경우 2009년 5월 말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으로부터 특사 제의를 받은 후 철저한 신원조회를 거쳐 9월 말 지명이 공식 발표된 뒤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 11월 말에 취임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며, 이는 다른 지명자와 비교하면 빠른 수준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북한인권법안을 상원에서 최초 발의하는 등 북한 인권 상황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이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인권특사를 지명할 때까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인준을 보류하겠다고 밝히자 클린턴 국무장관이 특사 지명을 앞당기면서 자신의 인준 절차가 빨라졌다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브라운백 의원이 당시 클린턴 장관과 대화와 서한을 주고받는 등 빠르게 소통한 것이 북한인권특사 지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The one thing that was helpful about Brownback is that he was in communication with Secretary Clinton the secretary of state of that time. They talked they exchanged letters, and it happened fairly quickly. Secretary Clinton got back to him within a couple of days,”

킹 전 특사는 그러면서 자신은 기고문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북한인권특사 지명이 예정보다 늦지 않았음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가 이미 북한인권특사 후보를 선정해 신원조회를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한동안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t's possible that they have…it would not surprise me if there's actually someone that's being that whose background is being checked right now, but it may be that it's not going to happen for a while because of other things I mean, what's been going on in Afghanistan the other foreign policy issues are more problematic right now than was the case when Secretary Clinton came in.”

아프간과 다른 외교 현안들이 클린턴 전 장관이 취임했을 때보다 문제가 더 많기 때문에 북한인권특사 지명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미국외교협회(AFSA)에 따르면 행정부 내 특사와 특별대표, 조정관 직책 55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는 성 김 대북특별대표 등 1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 민간단체인 ‘파트너십 포 퍼블릭 서비스(Partnership for Public Service)가 공동 운영하는 사이트(Biden Political Appointee Tracker)는 상원 인준이 필요한 1천 200개 정부 직책 중 800개를 확인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현재 353명을 지명했고 이 가운데 127명이 인준을 통과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