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입국 제한 해제..."유럽, 팬데믹 재확산 중심"

8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공항으로 입국하는 국제항공편 승객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30여 나라들에 적용했던 여행 제한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은 이제 코로나 음성 증명서를 제출한 뒤 미국에 입국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호흡기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을 앞두고 유럽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이 지난 20개월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이 심각한 나라들을 위주로 펴온 입국 제한 정책을 8일 해제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완전하게 신종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친 여행객들은 이날부터 항공편을 통한 미국 입국이 허용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프라이스 대변인] “Starting today, foreign national air travelers to the U.S. will be required with only limited exceptions, to be fully vaccinated and to provide proof of vaccination status prior to boarding an airplane to the U.S... This new global travel system replaces the existing country by country restrictions, putting in place a consistent approach worldwide.”

외국인들은 백신 접종 증명서와 코로나 음성 확인 증명서를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제출해야 한다고 프라이스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제 미국 여행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정책이 시행된다며, 앞서 적용한 국가별 제한을 대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초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들에게 처음으로 국경을 폐쇄했습니다.

이후 영국과 유럽연합(EU),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브라질 등 33개국 출신 외국인들의 입국을 제한했습니다.

리나 비터 미 국무부 영사담당 부차관보는 8일 전화브리핑에서 육로를 통한 미국 입국지침도 곧 마련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비터 부차관보] “So some of these requirements are going to take place over time with respect to the land borders and I think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is going to have the answer to a lot of those questions. But initially today, the border is reopening for vaccinated travelers who are traveling for essential travel.”

비터 부차관보는 일단 8일부터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필수 목적의 방문객이 미국에 육로를 통해 입국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마티 세트론 국제 이주와 검역 담당 국장은 이날 전화브리핑에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백신들과 세계보건기구 WHO의 긴급승인 목록에 오른 백신들의 접종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세트론 국장] “Vaccines accepted will include all the FDA approved or authorized vaccines for covid and the WHO emergency use listed vaccines.”

미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은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존슨 앤드 존슨 등 3종류이며, 아스트라제네카, 중국의 시노팜, 시노백, 인도의 코백신은 WHO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러시아의 스푸트닉 백신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세트론 국장은 “팬데믹 기간 동안 친척들을 방문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환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11월 들어 외국인들의 입국 규제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태국은 1일부터 미국, 영국, 한국 등 63개 나라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코로나 음성 증명서를 갖춘 이들에 대한 제한을 완화했습니다. 태국에 도착한 뒤 호텔에 머물며 코로나 음성이 확인되면 격리 없이 이동이 가능합니다.

말레이시아는 15일부터 휴양지 랑카위섬을 외국인들에게 시험개방하며, 베트남도 20일부터 해외방문객들에게 일부 관광지를 시험개방합니다. 방문객들은 모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합니다.

지난달 25일 독일 프랑크프루트의 도시 관광 열차 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 코로나 확진자 2억 5천만 명... “유럽, 감염 진원지”

한편 `로이터' 통신은 자체 집계를 통해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감염자 수가 8일 현재 2억 5천만 명을 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인구 약 79억 명의 3.2%에 해당합니다.

통신에 따르면 8일 전 세계 코로나 누적 감염자 수는 2억 5천 7만 8천 명이고, 누적 사망자 수는 530만 4천 명입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국가별 누적 확진자는 미국이 4천 737만 8천여 명으로 가장 많고, 그 뒤를 3천437만 명인 인도와 2천188만 명인 브라질이 잇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전 세계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유럽에서 발생했으며, 나흘에 100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리스는 2년 전 코로나 감염증이 발병한 이래 최대 규모로 감염이 늘고 있다고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8일 독일 로베르토코흐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독일의 최근 1주일 간 인구 10만 명 당 코로나 확진자 수는 201명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6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만 1천여 명으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9일간의 유급 휴무령을 내렸지만 효과가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동유럽과 러시아의 경우 코로나 재확산의 원인으로 저조한 백신 접종률이 꼽힙니다. 러시아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30%에 불과합니다.

러시아 스콜코보과학기술연구소의 바이러스 학자인 게오르기 바지킨 씨는 VOA에 “코로나 백신을 자체 개발한 나라에서 이런 저조한 접종률은 완전히 충격적”이라며 “대부분의 나라들은 해외에서 백신을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지킨] 러시아어

바지킨 씨는 “러시아의 백신 상황이 재앙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4일 유럽이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가 됐으며, 전염 속도도 매우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워 월드 인 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49%가 아직 한 차례도 코로나 백신을 맞지 못한 상황이며, 특히 저소득 국가들의 경우 인구의 4.2%만이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았습니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아랍에미리트로, 전체 국민의 97%가 1차 접종을, 87%가 모든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포르투갈과 쿠바가 최소 1차 접종률 88%로 뒤를 이었고, 칠레가 86%로 접종률이 높은 국가 5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은 전체 국민의 66%가 적어도 한 번은 신종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고, 57%는 모든 접종을 마쳤습니다.

한국의 1차 접종률은 80%, 접종 완료율은 76%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아프리카 국가 에리트레아와 함께 아직까지 코로나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전 세계 두 나라에 속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월 코백스 측이 배정한 중국산 시노백 백신 300만 회분을 다른 나라에 재배정하도록 양보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