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1년 넘게 공석 상태였던 주한 미국대사에 국무부에서 대북제재 이행을 총괄했었던 필립 골드버그 콜롬비아주재 미국대사를 지명했습니다. 골드버그 대사와 함께 일했던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한반도 상황에 해박한 그가 주한 미국대사로서 제재 문제를 넘어 효율적인 미한 공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백악관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신임 주한 미국대사에 필립 골드버그 주콜럼비아 미국대사를 지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미국 국무부 최고위급 외교관인 경력대사로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를 거쳐 2019년부터 콜롬비아 주재 대사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과거 국무부 정보 연구 담당 차관보와 유엔 대북제재 1874호 결의안 이행을 위한 국무부 조정관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외교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습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인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국무부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지내면서 유엔 대북제재 결의 1874호의 이행을 총괄하고 관련 국제협력을 조율했으며, 당시 중국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강력히 촉구해 북한의 전략물자 밀반입 봉쇄 조치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골드버그 대사와 비슷한 시기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대표로 활동했던 글린 데이비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VOA에 골드버그 대사가 대북제재 관련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와 효과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글린 데이비스 /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골드버그 대사는 제재 문제를 매우 잘 알고 있으며 그의 제재 경험 매우 좋은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주한 미국대사 자격으로 골드버그 대사를 만나 대북제재를 논의할 때 매우 효과적일 것입니다.”
재무부와 국무부, 백악관에서 제재 문제를 담당했던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최고위급 외교관인 골드버그 대사의 대북제재 경험이 미한 공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앤서니 루지에로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골드버그 대사와 같은 고위급이 외국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 협력 중단을 권고하고 북한의 활동을 추적할 적절한 정책을 함께 구상할 경우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골드버그 대사가 대북제재 조정관을 지낼 당시 국무부에서 함께 대북 제재 문제를 다뤘던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는 골드버그 대사 지명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한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
“골드버그 대사가 임명되면 미국이 미한 관계를 중시한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그는 미국 외교가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입니다. 수많은 탁월한 주한 미국대사들의 계보를 잇는 가장 최근에 임명된 대사가 될 것입니다.”
전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퇴임 이후 1년간 공석이었던 주한 미국대사직은 현재 크리스 델 코소 부대사가 대사 대리를 맡고 있으며, 주한미국대사에 공식 지명된 골드버그 대사는 상원 인준청문회를 거쳐 한국에 부임하게 됩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