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인권보고서 발표 예고…“북한 인권상황 세계 최악”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미국 국무부가 새 국가별 인권보고서 발표를 예고하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북한 정권에 최악의 인권 유린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도, 북한인권특사 재임명 계획에 대해선 여전히 말을 아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담은 인권보고서 발표가 임박했다며, 대북정책의 초점을 인권 개선에 맞추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Department looks forward to releasing the 2021 Human Rights Report in the coming days, as it's an especially important tool in our efforts to place human rights at the center of our foreign policy. The DPRK’s human rights record remains among the worst in the world. For decades, the United States has championed efforts to protect and improve the human rights and dignity of North Koreans, particularly members of the most vulnerable populations including those in political prison camps. We call on the DPRK government to end its pervasive human rights violations and abuses against its own people.”

국무부 대변인은 30일VOA에 “‘2021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며칠 내에 발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인권을 외교 정책의 중심에 두는 데 특별히 중요한 도구”라는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국무부는 1997년부터 매년 각국의 인권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외교와 경제, 전략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자료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인권 기록은 전 세계에서 최악으로 남아있다”며 “미국은 북한인들, 특히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 등 가장 취약한 계층의 인권과 존엄성을 보호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수십 년 동안 옹호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 정부가 자국민에 대한 만연한 인권 유린과 학대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 정권이 재원을 빼돌려 취약계층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인도주의 차원의 폐해를 우려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DPRK government continues to prioritize investing resources in its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instead of in improving the welfare of its people. The regime is making a choice to divert resources that could address humanitarian needs and support economic development to instead advance its unlawful missile and weapons programs.”

“북한 정권은 자국민의 안녕을 증진하는 것 보다 불법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원을 투자하는 데 계속해서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은 불법적인 미사일과 무기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기 위해, 인도주의적 필요에 대응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원을 전용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의 민생을 증진하기 위해 대북제재 체재를 재평가하고 필요하면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특별인권보고관의 거듭된 주장에 대해서도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Some 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blame sanctions for the humanitarian situation in the DPRK. This is simply a misleading tactic to divert attention away from the DPRK’s activities and responsibility for the suffering of its people. The DPRK regime is responsible for the humanitarian situation in the country.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regarding the DPRK remain in effect and all UN Member States are bound by their obligations under those resolutions.”

대변인은 “국제사회 일각에서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제재 탓으로 돌린다”며 “이는 북한의 행동과 자국민의 고통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관심을 돌리려는 ‘호도 전술’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해 온 퀸타나 보고관은 이번 달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마지막 보고서에서도 유엔 회원국과 안보리를 향해 개발 협력과 인도주의 지원에 있어서 제재가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북한 내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한 책임은 북한 정권에 있다”며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는 여전히 유효하며 유엔 회원국 모두에 구속력을 갖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정권과 주민은 분리해서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변인은 “북한 같은 정권에 반대하더라도 북한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수용하기를 희망하면서, 중요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목적으로 한 국제적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는 가장 빈곤한 북한인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노력에 관여하고 있다”며 “우리는 유엔 인도주의 제재 면제 승인을 신속히 처리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도 1년 넘게 공석으로 남아있는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지명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발표할 인선이 없다”며 “미국은 인권을 북한 등에 대한 외교 정책의 중심에 두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원칙을 확인하는 선에서 말을 아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United States is committed to placing human rights at the center of our foreign policy, including in North Korea. I don’t have any personnel announcements to make at this time. We continue to work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raise awareness, highlight abuses and violations, increase access to independent information, and promote respect for human rights in the DPRK.”

또 “우리는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인권 침해와 유린을 부각하며, 독립적인 정보 접근 증진과 인권에 대한 존중을 도모하기 위해 계속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