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이 잇단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로 실시하고 있는 국경봉쇄로 커진 경제적 손실을 가상화폐 탈취로 보전하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됐습니다. 북한은 지난 몇 년간 해외 인터넷망에 접속하는 데 중국보다 러시아에 더 의존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의 사이버 보안 분석회사 애널리스트1은 최근 웹사이트에 게재한 2022 북한 정보 역량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앞으로도 금융자산 탈취를 위한 사이버 활동을 이어가고 특히 가상화폐 탈취에 자원 투입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 SWIFT의 결제 시스템에 기반한 은행이나 현금 자동입출금기기ATM에 대한 정교한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긴 했지만, 최근의 공격 활동은 가상화폐에 대한 북한 정권의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가상화폐는 추적이 어렵고 돈세탁이 쉬워 전통적인 화폐보다 매력적인 탈취 대상이 되고 있으며 북한 정권은 훔친 가상화폐에서 나온 수익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고 핵무기 개발 자금으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 정권이 2017년 이후 세계 인터넷 접속에 러시아의 IP 주소 대역대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권의 해외 인터넷망 접속에 세 가지 IP 주소 대역대가 활용됐고 이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러시아 통신회사가 제공하는 대역대였다는 분석입니다.
2017년 이전에는 중국 기반 IP 주소 대역대가 가장 많이 이용됐지만 2017년 이후 러시아 IP주소 활용 비중이 커진 것인데, 북한 정권이 중국에만 의존할 경우 디지털 세계 접근이 중국에 의해 통제될 수 있다는 위험 부담을 감안한 조치로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사이버 전쟁 역량을 키우는데 중국이 역할을 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북한 정찰총국 내 사이버 부대에 교육과 기술, 설비 등을 제공하고 동시에 북한의 사이버 첩보와 금융자산 탈취 활동에 가림막 역할을 해줬다고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