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이 최근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 발사를 통해 전술핵 운용을 시사하면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능력이 어디까지 진전됐는지 주목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탑재 탄도미사일로 한국과 일본을 위협할 수준의 역량은 이미 갖춘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미국과 러시아 수준의 초소형화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이 6차례 핵실험을 단행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해 전술핵무기 개발을 강조했다며 소형화 기술도 상당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20일 VOA에, 북한이 2006년 핵실험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 역량을 개발해온 만큼 핵탄두 소형화 역량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약 5백~6백 kg의 탄두를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미국이나 러시아 수준에 아직 이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통상 핵탄두 소형화의 기준은 사거리 300km의 단거리미사일 탑재 기준으로 직경 90cm, 탄두 중량 1t 이내로 평가하는데, 미국은 무게 100kg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탄두의 무게를 줄였다는 것은 기존 미사일이 가진 엔진의 출력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도 사정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의미로 북한 지도부가 핵탄두 소형화와 경량화를 주장한 2016년 이후 일정 수준의 진전을 이뤘을 것이라는 관측은 앞서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핵탄두 소형화가 이뤄지면 소량의 핵분열 물질로도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며, 다탄두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운반 수단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소형무기 개발을 추진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미들버리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이미 2016년 핵실험에서 핵 소형 장치를 선보였다며, 김 위원장이 전술 핵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핵 장치 개발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
“미국에 대해 핵 억지력을 보유하는 한편 유사시 한국과 일본 주둔 미군 병력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 역량도 보유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루이스 소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1월 노동당 대회 연설에서 북한의 우선순위 과업으로 전술핵 무기 개발로의 전환을 언급했고, 이는 북한이 최근 제시해온 핵전략과도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그러나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역량은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같은 수준의 소형화를 이뤘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이며, 북한이 그 방향으로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VOA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