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권단체들이 한국에서 대북전단 살포가 재개됐다는 소식에 대북전단금지법의 폐지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법이 한국 헌법은 물론 표현과 정보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제법에도 어긋나는 만큼 한국의 새 정부와 국회가 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한국 내 탈북민 단체가 대북 전단 활동을 재개했다는 소식에 대해 표현의 자유 보호와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정당한 권리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존 시프턴 아시아국장은 특히 이런 활동을 막고 처벌하는 대북전단금지법의 폐지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존 시프턴 /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국장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은 바뀌어야 합니다. 이 법의 집행은 표현의 자유에 위배됩니다. 만약 이 법이 개정되거나 폐지될 수 없다면 제한돼야 합니다.”
앞서 한국의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 등이 담긴 대북 전단 100만 장을 대형 기구 20개에 매달아 북한에 날려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기자들에게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대북전단금지법이 입법 취지에 맞게 이행되도록 노력할 것이란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북한 인권단체들은 한국 정부의 이런 입장에 불편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수잔 숄티 / 북한자유연합 의장
“대북전단금지법은 한국 헌법은 물론 한국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의무에도 위배되는 겁니다. 한국 헌법과 국제규약에 따라 한국 국민은 모두 정보를 나눌 권리가 있기 때문에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가 하는 활동은 완전히 합법적입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미국에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관심과 우려가 큰 이유로 모두가 정보 자유를 공유해야 한다는 미국인들의 기본 인식을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킹 /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미국에서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정보 접근이 하나의 권리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정보의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든 쪽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한국이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현명한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대북전단금지법이 바뀌기 위해서는 한국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윤석열 정부가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새 정부의 권영세 통일부장관 후보자는 지난 15일 기자들에게 대북전단금지법이 헌법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으며 과거 언론 기고에서도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이 법이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