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웜비어 죽음 기억, 북한 정권 악행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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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5주기를 앞두고 모교에서 고인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학교 측은 웜비어 사건을 기억하고 북한 정권의 악행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웜비어 씨의 모교인 미국 동부 버지니아대학이 지난달 28일 그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 학교 부설 프로그램 ‘Think Again’ 측이 다음 달 웜비어 사망 5주기를 앞두고 주최했는데, 웜비어 부모와 가족, 학생 등 2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제럴드 알렉산더 / 버지니아대 조교수

“우리 학교에서는 웜비어를 추모하는 이런 행사가 거의 없었습니다. 재학생들에게 그들이 입학하기 전에 일어났던 이 중요한 사건을 기억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소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알렉산더 교수는 웜비어의 비극적인 사건이 건설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랐다며, 북한 정권의 악행을 알리고 책임 추궁을 위해 노력하는 웜비어 부모가 좋은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웜비어의 모친인 신디 웜비어 씨는 이날 현지 언론에, 침묵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며, 더 이야기하면서 옳은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게 (악행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웜비어 씨 부부는 아들이 숨진 뒤 북한 정권은 ‘지구상의 암적 존재’라고 칭하고 납북 피해자 가족들과 연대해 북한 인권 운동과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북한 정권에 대한 책임 추궁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신디 웜비어 / 오토 웜비어 어머니 (2020년 6월 HRNK 행사)

“더 많은 사람을 돕기 위해 더 많이 찾아갈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에 가서 피해자들에게 우리 사례를 전할 것입니다. 더 많은 미국인들은 알게 됩니다. 오토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본인, 한국인들을 북한이 납치하고 억류했다는 것을 말이죠.”

이날 행사에는 웜비어와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친구, 미국의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박연미 씨, 이 대학 법대 사이 프라카쉬(Sai Prakash) 교수가 연사로 나섰습니다.

이들은 VOA에, 자유의 소중함과 전체주의 독재국가 지도자의 잔혹함에 관해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연미 씨

“오토가 그때 억류당한 것이 포스터를 훔치려고 했다는 죄였잖아요. (미국 사람들은) 이해를 못 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그 집 안에 있는 (최고지도자의) 초상화가 불이 나서 그것을 구하지 못하면 온 가족이 같이 처벌받거든요. 그런 북한에서는 정말 자유가 무엇인지 상상을 못 하는 그런 삶을 …”

사이 프라카쉬 / 버지니아대 법대 교수

“핵심 메시지는 미국과 북한 체제의 대조적인 차이입니다. 북한은 사회 전체가 한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북한의 모든 이가 이 사람(김정은)에게 헌신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이들은 미국 같은 민주주의 사회는 정부의 독재를 견제할 많은 장치가 존재하고 1인 혹은 소수가 국가의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며, 웜비어를 기억하면서 북한 주민들도 이런 자유와 민주 제도를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