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미국 전문가 33명 진단, 대북전단금지법 폐지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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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 중 다수가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이 민주주의의 역행하는 것이라며 폐지가 정답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자유와 인권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남북한의 현실을 무시하는 것으로 한국의 민주주의 위상에도 타격을 준다는 지적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 중 다수가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이 민주주의의 역행하는 것이라며 폐지가 정답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자유와 인권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남북한의 현실을 무시하는 것으로 한국의 민주주의 위상에도 타격을 준다는 지적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VOA는 이번 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52명에게 한국 문재인 정부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물었습니다.

이 중 33명이 답했는데, 70%에 달하는 23명이 한국이 대북전단금지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은 9%인 3명에 그쳤고 찬반 의견을 밝히지 않은 전문가는 7명이었습니다.

전문가 대부분은 대북전단금지법이 폐지돼야 하는 이유로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은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에 역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한국인들을 처벌하는 것은 한국인들이 민주주의를 누리고 북한인들은 전제정치에서 신음하고 있는 현실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백지은 / 하버드대 벨퍼센터 연구원

“대북전단금지법을 폐지하면 한국은 동맹과 자국민, 북한을 포함한 이웃 국가들에 더욱 강력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이자 미국의 동맹이 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이를 맘껏 누리는 한국인들이 자유가 없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제공하고 소통하는 것은 범죄 행위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에게 물리적으로 외부 정보를 보내는 한국인들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높은 벌금으로 처벌하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몰두한 문재인 정부가 단지 북한 당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이 법을 강행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브루스 벡톨 / 앤젤로주립대 교수

“대북전단금지법은 문재인 정부와 이에 동조하는 국회의원들이 북한에 유화정책을 펼친 것에 불과합니다.”

아울러 대북전단금지법은 한국인들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헌법적 권리에 구멍을 낸 것으로 헌법적 권리를 남북 공동성명의 하위 개념으로 종속시킨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반면 유지 입장을 밝힌 3명은 이 법이 한국 국회에서 민주적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나기 전까지 존속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켄 고스 / 미국 해군 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

“한반도의 긴장을 잠재적으로 고조시킬 수 있는 북한(정권)의 행동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대행 등은 대북전단금지법 존속 여부는 한국 국내 정치의 문제로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앞서 한국의 탈북민 단체가 최근 대북전단을 다량 살포한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인들이 북한 정권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사실에 기반한 정보에 접근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사실상 지지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대북전단금지법이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제정된 법률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새 정부의 권영세 통일부장관 후보자는 최근 대북전단금지법이 헌법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고 과거 언론 기고에서는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이 법은 폐지돼야 한다고 말해 새 정부에서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