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도 북한의 코로나 발병 사태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VOA는 이번 사태를 진단하고 전망하는 전문가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오늘은 세번째 순서로 미국 시튼홀 대학 국제보건학 교수이자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인 황옌종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황 교수는 중국이 북한에서 코로나 변이가 발생해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우려할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코로나 방역을 지원할 동기를 더욱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중국과 비교해 고강도 방역 체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실행할 역량이 떨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했다고 밝힌 이래 발열자가 연일 폭증하고 있습니다. 공중보건 위기를 예상하십니까? 지금 특별히 위험한 상황입니까?
황 교수) 그렇습니다. 북한은 인구 수로 보면 중국 상하이 시와 같은 규모입니다. 그런데 매일 상당한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체 인구의 대부분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고, 코로나 진단 역량도 제한적입니다. 국민들은 여전히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실로 위기 상황입니다.
기자) 북한에서의 코로나 발생이 중국에게 어떤 의미 입니까?
황 교수) 북한은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대 초부터 국경을 봉쇄했고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국경 봉쇄 조치를 취했지만 그래도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지 못했습니다. 국경을 최대한 강력하게 봉쇄해도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또한 북한이 중국과 같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데, 이 정책이 국민들을 바이러스로부터 오래 보호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기자) 방금 ‘제로 코로나’ 정책이 코로나 발병을 막지 못한다고 하셨는데요. 중국이 펼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북한의 상황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요?
황 교수) 북한과 중국은 모두 고강도 이동제한령 이른바 ‘락다운’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감염자가 나오면 고강도 방역을 통해 감염자 수를 0명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죠. 북한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중국만큼 많은 도구가 없습니다. 우선 북한의 코로나 진단 능력이 제한적이죠. 또 북한 국민들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고, 이전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도 없었던 인구입니다. 또 북한의 65살 이상 인구는 10%에 달합니다. 외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도 많죠.
기자) 앞서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백스가 중국산 백신 시노백 300만 회분을 북한에 배정했지만 북한은 수령을 거부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불쾌하게 생각할까요?
황 교수) 알 수 없습니다. 북한은 효능 문제로 중국산 백신 수령을 거절한 것 같습니다. 또한 백신 전달 과정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 같고요. 같은 이유로 북한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거부했습니다. 북한이 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을 원한다는 소문도 있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중국이 불쾌하게 여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북한에 대해 코로나 대응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기자) 중국이 왜 북한을 돕고자 할까요? 중국도 현재 심각한 코로나 사태에 직면해 있지 않습니까?
황 교수) 중국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문제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북한을 도울 동기가 강력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는 외교와 전략적 함의도 있습니다. 첫째로 중국은 북한의 동맹이기에 돕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두 번째로 북한 지도자가 공개적으로 코로나 발병을 밝힌 것은 해외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입니다. 또 주변국들이 지원을 거부하면 북한은 더 공격적인 대외 정책을 펼치며,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내부적 불만을 돌파하려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코로나 발병을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었죠.
기자) 북한이 항공편을 통해 중국에서 의약품을 반입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은 무엇을 북한에 지원할까요? 백신, 코로나 치료제, 산소 마스크 등을 공급할까요?
황 교수) 코로나 진단을 위한 유전자증폭(PCR) 진단기기를 제공하고 공중 보건 요원들을 북한에 보낼 수 있으리라 봅니다. 백신을 제공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 당과 인민이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성과와 경험을 적극 따라 배우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지금까지 쌓은 코로나 대응 경험과 기술을 북한과 공유할 수도 있을까요?
황 교수) 두 나라가 모두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에 중국은 물론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부분에 대해 북한에 경험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정책이 야기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고려할 때, 또 상하이 봉쇄 이후, 중국의 경험은 국제적으로 매력이 떨어지고 있을 것입니다.
기자) 북한 주민들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기에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보건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이러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을까요?
황 교수) 북한의 요청으로 중국은 이미 북한과 중국 사이 열차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또 북한은 코로나에 대한 우려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여하지 않았죠. 벌써 두 나라간 인적 물적 교류는 최소화됐습니다. 하지만 맞습니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인구에서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큽니다. 따라서 북한에서 더 위험한 새로운 변이가 출현해 엄격한 국경 봉쇄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중국에서도 높아졌을 것입니다. 중국이 북한을 돕고 확산을 막는 조치를 취하는 것에 정당성이 더 부여되는 것이죠.
기자) 북한은 서방 국가들을 의심하고, 그 연장선에서 유엔도 믿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북한의 코로나 대응에서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까요?
황 교수) 두 나라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할 때, 또 중국이 역내 가장 큰 국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은 물론 북한의 코로나 대응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국제사회도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코백스가 북한에 효능이 좋은 백신을 공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시튼홀 대학 국제보건학 황옌종 교수로부터 중국이 바라보는 북한 코로나 사태와 앞으로 중국의 역할에 대해 들었습니다. 이것으로 북한 코로나 발병 사태 전문가 인터뷰를 모두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