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학교 총격 사건...범인 평균 연령은 18세

지난 2018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17명을 살해한 니콜라스 크루즈가 재판에 출석했다. 크루즈는 사건 당시 19세 인근 고등학교 학생으로 가벼운 자폐증이 있었다.

미국 텍사스주의 유밸디의 롭초등학교에서 24일,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이 총격으로 숨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서쪽으로 약 135km 떨어진 소도시 유밸디의 롭초등학교에서 발생했습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24일) 기자 회견에서 18살 나이인 총격범이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24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시의 롭초등학교 주변에 경찰관들이 출동했다.

이번 참사는 2012년 코네티컷주 뉴타운에 있는 샌디훅초등학교 사건 이후 미국에서 가장 사상자가 많이 나온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입니다. 샌디훅에서는 당시 20살이던 백인 청년이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26명이 사망했습니다.

앞서 5월 14일에는 뉴욕주 버펄로의 탑스 슈퍼마켓에서 18살 용의자가 총격을 가해 흑인 10명이 숨진 바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2주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이같은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소재한 비영리 연구 센터 ‘폭력프로젝트(The Violence Project)’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유치원에서 12학년까지 초·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가해자의 평균 연령은 18세입니다.

‘폭력프로젝트’는 이들 학교 총격범에게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대부분 총에 관심이 있는 백인 남학생으로 고도의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며, 여러 정의 총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롭초등학교 총격범이 권총과 소총을 사용했으며 지역 사회 주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범행 동기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현대 들어 초·중·고교에서 일어난 최초의 총기 난사 사건은 1989년 캘리포니아 스톡턴의 클리블랜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동남아시아 난민 어린이 5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습니다. 이 사건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공격용무기규제법이 나오는 계기가 됐습니다.

스톡턴 사건 이후 10년 동안 미 전국의 초·중·고교에서 매년 총격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정의한 ‘대규모 총격 사건(4명 이상 사망)’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망자가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가족과 지역 사회에 결코 잊을 수 없는 충격을 안겼습니다.

1999년 콜로라도주 리틀턴에 있는 컬럼바인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학교 폭력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당시 재학생 2명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과 교사 등 13명이 숨졌습니다.

1999년 4월 미국 콜로라도주 컬럼바인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벌인 학생 2명 중 한 명인 에릭 해리스가 총을 들고 있는 영상이 사건 이후 공개됐다.

‘폭력프로젝트’에 따르면, 이 사건 이후 컬럼바인 총격범들의 행동을 모방하는 ‘컬럼바이너(Columbiners)’ 문화가 생겨났습니다. 또 사건이 발생한 도시 리틀턴은 대규모 총격의 동의어가 됐습니다.

지난 2019년 ‘폭력프로젝트’ 연구원인 질리언 피터슨 박사와 제임스 덴슬리 박사는 컬럼바인 사건 이후 미국의 초·중·고교에서 6건의 대규모 총격 사건과 40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도합 46건의 총격 사건 가운데 20건은 컬럼바인고등학교 사건에 영향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2년 샌디훅초등학교 사건과 2019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있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피턴슨 박사와 덴슬리 박사는 대규모 총격 사건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의 총격범들에 관한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습니다.

두 사람은 의회조사국(CRS)이 내린 정의에 따라 ‘대규모 총격(mass shooting)’ 사건을 구분했습니다. CRS는 범인을 제외하고 한 번에 4명 이상의 희생자가 총격으로 사망한 경우를 ‘대규모 총격’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공공장소나 직장, 학교, 식당 등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발생한 다중 살인 사건으로 무장 강도나 보험 사기, 논쟁, 삼각관계 등과는 관계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연구팀은 총격범 172명에 관해 각각 100건 이상의 정보를 수집해 ‘1966~2020년: 미국의 대규모 총격 사건에 관한 폭력프로젝트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습니다.

나이와 인종, 성별, 국적, 성적 취향, 종교, 교육 수준, 배우자나 애인이 있는지 여부, 자녀 수, 고용 여부와 유형, 군 복무 여부와 소속 군대, 범죄나 폭력, 학대 기록, 폭력 조직, 또는 테러 단체 관련, 따돌림, 가정 환경과 외상 여부 등을 모두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총격범 개개인의 프로필과 동기가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같은 자료는 앞으로 유사한 사건 예방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 오른 모든 총격범은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거나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학교 총격범 프로필(1966년~2020년 2월)

  • 평균 연령 18세
  • 정신적 외상 이력이 있는 백인 남학생
  • 범행 후 자살 시도
  • 총기에 관심 많고 범행 앞서 치밀한 계획
  • 영상이나 선언문 형태로 미리 계획 유출
  • 가족에게서 훔친 여러 정의 총기 사용
  • 69%: 어린 시절 심각한 정신적 외상 (부모의 자살, 신체적∙성적 학대, 방치, 가정폭력, 심한 따돌림 등)
  • 62%: 전과자
  • 69%: 정신 건강 이상
  • 85%: 범행에 앞서 따돌림이나 정학 등 위기 겪어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