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북한 정부의 정보 검열과 감시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조치를 담은 내용의 이른바 오토 웜비어 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습니다. 법안 처리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고문을 받아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의 사망 5주기를 앞두고 이뤄졌는데 웜비어 씨의 부모는 사악한 독재정권에 버림받은 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며 환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정권의 정보 통제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미국 의회의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 법안’입니다.
법안은 지난 2017년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고문을 받아 혼수상태에 빠진 뒤 송환되고 일주일도 안 돼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딴 것으로 상원의 이번 법안 통과는 웜비어 사망 5주기를 이틀 앞두고 이뤄졌습니다.
공화당의 롭 포트먼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상원의원,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이 지난해 6월 초당적 법안을 발의한 지 꼭 1년 만입니다.
법안은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검열하는 데 연루된 해외 개인에 대해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국제방송처 USAGM에 향후 5년 동안 연간 1천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해 대북 방송을 증대하고 북한의 정보 검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구체적으로 국제방송처에 배정된 지원금은 대북 방송 증대와 북한과 관련된 정보 공유의 디지털, 비디지털 수단 등 인터넷 자유 도구와 기술 또 새로운 접근법 개발을 증진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또 법안 발효 180일 이내에 대통령은 북한의 억압적인 정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웜비어의 고향 오하이오주를 지역구로 하는 포트먼 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선 연설에서 북한 내 정보 환경 개선을 강조했습니다.
롭 포트먼 /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북한 주민들은 정보 검열로 인해 진실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 북한에 ‘진짜 뉴스’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에 ‘진짜 뉴스’가 갈 때 일어나는 일은 주민들이 북한을 떠나서 북한 정권에 반하는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매우 많은 주민이 그런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는 17일 VOA에 미국 상원은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계속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이번 법안은 사악한 독재정권에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상원을 통과한 법안은 하원 통과 후 대통령이 서명하면 곧바로 발효됩니다. 미국 의회에서 웜비어의 죽음을 기리는 법안이 추진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미국 의회는 약 3년 전 웜비어의 이름을 딴 첫 번째 법안 ‘오토 웜비어 북핵 제재법’을 제정해 북한과 거래하는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이른바 세컨더리 제재 부과를 의무화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