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유럽 대학들 “김일성대 ‘공동연구’ 주장 사실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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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이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세계 유수 교육 기관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거나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럽의 여러 대학은 VOA에, 김일성종합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북한에 삭제 요청도 했지만 아무 응답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이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세계 유수 교육 기관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거나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럽의 여러 대학은 VOA에, 김일성종합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북한에 삭제 요청도 했지만 아무 응답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공식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들입니다. 모두 김일성대가 자매결연을 맺은 학교라고 주장하는 곳들입니다.

다른 페이지에는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대학들이란 소개와 함께 연구 주제까지 적혀 있습니다. 이 설명만 보면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대학들까지 폭넓게 교류하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VOA의 취재 결과 유럽의 유수 대학들은 김일성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김일성대가 자매결연을 맺고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힌 프랑스의 동방언어문화대학 국제학생처는 현재 김일성대와 어떤 교류도 하지 않으며 ‘자매대학’ 관계도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과거 한국어 전공 교수 1명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은퇴했고, 2017년 이후론 김일성대와 아무 연관이 없다는 겁니다. 또 김일성대 웹사이트에서 이름을 지워달라고 작년부터 북한에 요청하고 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자매대학’으로 지목된 슬로바키아의 코멘스키종합대 측은 1950년대 체코슬로바키아가 공산국가였을 때의 일이라며 이미 70년이나 지났다고 밝혀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김일성대는 물론 북한 대학들과 어떤 교류도 없다고 공식 부인했습니다. 유럽 기관들이 이렇게 강하게 부인하는 것은 북한 대학과의 교류가 자칫 유엔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일성대와 ‘공동연구’를 했다고 나오는 이탈리아 국제이론물리센터도 그런 이유로 교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구소 측은 “우리는 UN 산하 기관으로서 대북 제재에 충실히 동참하고 있다”며 김일성대와 교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엔 물리학 프로그램에 북한 연구자 몇 명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떠난 상태라는 겁니다.

김일성종합대의 일방적인 주장이 알려지면서 유럽에서는 최근 대학들의 자체 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앞서 독일 훔볼트대, 체코 카를대,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등은 이미 지난해 김일성대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