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선거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치료를 받던 중 숨졌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이날 나라현 나라시의 한 역 인근에서 유세 중 오전 11시 30분경 전직 해상자위대원이 쏜 총에 맞았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오른쪽 목과 가슴에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헬리콥터 편으로 병원에 긴급후송됐지만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숨졌습니다.
일본 'NHK' 방송은 아베 전 총리가 나라현립 의과대학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오후 5시 3분에 과다출혈로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를 치료한 의료진은 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알이 심장에 닿을 만큼 깊이 박혔다”며 “출혈이 너무 심해 생명을 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나라시 현지 소방 당국 간부는 아베 전 총리가 후송 당시 심폐정지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 지역의 한 역 인근에서 거리유세를 하던 중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현지 매체들은 목격자의 증언을 인용해 용의자가 당시 아베 전 총리의 뒤에서 약 34m가량 접근해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습니다.
범인은 전직 해상자위대원인 야마가이 데쓰야 씨로,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일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야마가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 죽이려 했지만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열도는 아베 전 총리가 총에 맞아 사망한 소식에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기자들에게 “나는 이 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가장 수위가 높은 표현을 사용한다”며, “악랄하고 야만적인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가 피격 당시 최고 수준의 경호를 받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20년 물러나기까지 두 차례에 걸쳐 8년 9개월 간 총리를 지낸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입니다.
특히 일본 우익의 상징적 정치인으로 일본의 현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만들려 했고, 재임 중에는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