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새로 증축된 ‘추모의 벽’이 완공돼 오늘 제막식이 열렸습니다. 2015년 ‘추모의 벽’ 건립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지 7년 만인데, 참전용사들은 전우들의 이름을 보면서 한국전쟁은 더 이상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영원히 기억될 승리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워싱턴 DC의 중심 내셔널 몰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마련된 ‘추모의 벽’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조형물 중앙의 ‘기억의 못’ 둘레 130m에 1미터 높이 화강암판 100개로 설치된 추모의 벽에는 미군 전사자 3만6천634명과 한국군 카투사 전사자 7천174명 등 4만3천808명의 이름이 새겨졌습니다.
참전용사 유가족 등 약 2천 명이 참석한 제막식에는 미국 정부를 대표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했고 한국 측은 이종섭 국방장관과 박민식 보훈처장,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엠호프 변호사는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기리며 굳건한 미한동맹을 강조했습니다.
더글러스 엠호프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남편
“우리는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용감히 함께 싸운 미국인과 한국인들의 희생을 기립니다. 그들은 번영하는 민주 대한민국과 깨지지 않는 미한동맹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박민식 보훈처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지난 4월 타계한 고 윌리엄 웨버 대령을 애도했습니다.
박민식 / 한국 보훈처장 (윤석열 한국 대통령 축사 대독)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되지 않도록 평생을 노력하셨고 추모의 벽 건립에도 크게 기여하신 故 윌리엄 웨버 대령님의 영전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주한 미군사령관을 역임한 존 틸럴리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 이사장은 매년 400만 명이 워싱턴 DC를 찾는다며, 추모의 벽은 자유의 가치를 알리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틸럴리 / 전 주한 미군사령관
“우리는 이 기념비가 이곳을 찾아오는 수백만 방문객들에게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기를 희망합니다.”
어느덧 8~90대 고령이 된 한국전 참전용사 50여 명은 정복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해 전사한 전우들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지미 메이휴 / 한국전쟁 참전용사 (94세)
“매우 감동적입니다. 사실 오래전에 (추모의 벽을) 세웠어야 했어요. 마침내 그것을 이뤄서 기쁩니다.”
찰스 마블리 / 한국전쟁 참전용사 (93세)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미국의 참전이 없었다면 세상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시아에서 공산주의의 침략을 막아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72주년. 그리고 참혹한 3년간의 전쟁 후 정전협정이 맺어진 지 69주년. 참전용사들은 이제 한국전쟁이 더 이상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기억될 승리’로 알려질 것이라며, 추모의 벽 공식 개관에 큰 의미를 뒀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