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으로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중국이 이번 일을 역내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하는 구실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의 행동에 대응할 준비가 됐다면서 역내 핵심 동맹인 일본과도 타이완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 다음 날,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방문이 펠로시 의장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펠로시 의장은 그럴 권리가 있으며 이같은 결정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도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 / 미국 백악관 대변인
“펠로시 하원의장은 자신의 순방지에 대해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정학적 정세와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설명 등을 통해 펠로시 의장이 결정하는 데 도움을 제공하지만 하원의장의 방문지를 우리가 결정하지 않습니다.”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해 ‘반격이 있을 것’이라는 중국의 경고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은 이번 방문을 역내 군사활동 고조의 명분으로 삼지 말아야 하고 미국은 위기 상황을 원하지 않지만 중국의 선택에 대한 준비도 돼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카린 장 피에르 / 미국 백악관 대변인
“중국이 우리의 정책과 일치하는 이번 방문을 위기로 만들거나 타이완 해협과 주변에서의 공격적인 군사활동을 늘리기 위한 구실로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방문으로 인해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으로서 25년 만에 타이완을 방문한 펠로시 의장은 앞서 차이잉원 총통과 만나 미국은 타이완에 대한 약속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타이완이 영원히 안전하고 자유롭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 미국 하원의장
“우리는 현상 유지를 지지하며 타이완에서 무력에 의한 어떤 일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민주주의는 가장 강력한 힘의 원천입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전날 밤 니컬러스 번스 미국대사를 긴급 초치해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해 항의하고, 다음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결연하고 강력하며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역내 핵심 동맹인 일본과도 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백악관은 2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워싱턴을 방문한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만나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보의 중심축인 미일동맹에 대해 논의하고, 특히 타이완 해협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방문을 마치고 3일 밤 한국에 도착한 펠로시 의장은 4일 김진표 한국 국회의장과 만나 북한 문제를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경제 협력, 기후 위기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중국은 물론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온 펠로시 의장이 이곳에서 어떤 메시지를 낼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