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폭우로 인해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풍계리 핵실험장의 활동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적어도 9월 중순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몇 주 내에 핵실험 준비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10일 VOA와 전화 통화에서 최근 몇 주간의 폭우가 영변·평산·풍계리 등 북한의 주요 핵 시설 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의 7차 핵실험 장소로 지목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경우 지난달 말 집중호우로 일부 피해를 입었지만 아직 복구 작업이 진행된 정황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폭우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복구를 미루는 것으로 보이며 핵실험 준비에도 영향을 준다는 관측입니다.
올리 하이노넨 /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전 IAEA 사무차장
“추가 폭우 가능성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활동에 제약을 줄 수 있습니다. 폭우로 손상된 도로와 기타 기반시설을 9월 이전에 복구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향후 몇 주 내로 핵실험을 단행할 준비를 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이어 북한의 7차 핵실험 장소로 지목되온3번 갱도의 경우 이미 상당한 준비가 진행된 만큼 기상 상태에 따라 늦어도 9월 중순까지는 실험 준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근래 들어 활동이 포착됐던 4번 갱도는 기반시설과 굴착 작업이 완료되려면 여전히 상당한 작업이 필요해 몇 달이 더 걸릴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앞서 미국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매체 ‘38 노스’는 지난달 말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풍계리 4번 갱도로 이어지는 도로 일부가 산사태에 따른 옹벽이 무너져 유실됐다며 현재 도보 통행만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 결정을 했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은 북한이 3번 갱도 안에 이미 핵 기폭장치 등을 설치했는지, 또 갱도 안으로 물이 유입됐는지 등이 변수라면서 기폭장치 등이 이미 설치됐다면 8월 내 핵실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북한은 갱도 내부에 배수 장비 설치 등 이런 문제를 해결할 준비를 했을 것입니다. 핵 기폭장치와 진단장비가 이미 터널 안으로 반입됐다면 8월에 핵실험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또 북한이 핵실험을 연기한다면 중국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이 타이완 문제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불똥이 중국에 튀는 상황을 중국 정부는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