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와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스스로 통과시킨 대북제재를 여러차례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동맹국들과 협력해 유엔 밖에서 대북제재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8일 VOA에,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군사 지원은 어떤 형태로든 2006년 통과된 유엔 결의 1718호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 이후 나온 유엔 결의 1718호는 북한의 전차와 대포, 미사일 등 중화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고, 유엔 회원국들은 해당 품목의 이전을 막을 의무도 있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어 러시아가 유엔의 2009년 결의 1874호와 2016년의 결의 2270호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결의 1874호와 2270호는 경량 무기 등 북한의 모든 무기와 물질의 공급과 제조, 관리 관련 기술 훈련이나 지원 행위, 그리고 수출 금지를 확대한 것으로, 북한이 다른 유엔 회원국의 군사 작전 역량을 개선하거나 지원할 수 없으며 어떤 군사 품목도 수출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무기 구입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다면 이는 추가 제재 위반일 수 있으며, 이 과정에 참여한 러시아나 중국의 금융기관, 운송회사 등 외국 기업과 기관들 모두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스스로 통과시킨 대북 결의를 위반한 점에도 주목하며, 이는 향후 대북제재를 이행할 때 염두에 둬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러시아가 자국 이익에 부합한다면 유엔 안보리 결의쯤은 언제든 무시할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로 보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치하의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아니며 북한과의 무기 거래는 이를 다시 한번 보여준 셈입니다.”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또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역시 대북제재 이행을 점점 소흘히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에서 추가 대북제재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로버트 매닝 /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푸틴 대통령은 (이번 무기 구매로) 북한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러시아와 중국 모두 예전처럼 협조할지 알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이 일본과 호주, 유럽 국가들 같은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유엔 밖에서 제재를 계획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제재가 국제 제재보다 효과는 덜하겠지만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