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차 유엔총회 고위급 일반토의가 시작된 가운데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첫 유엔 연설을 통해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유엔과 국제 규범을 통한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 대신,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와 인권 유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기조연설에 나서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고, 안보리 개혁 등 유엔의 역할에 대해 강조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유엔총회의 꽃’으로 불리는 고위급 일반토의가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유엔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10번째로 연단에 올라 ‘자유와 연대-전환기 해법의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연설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특정 국가에 대한 언급 없이 핵무기와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평화와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 국제규범 체계를 바탕으로 한 연대를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윤석열 / 한국 대통령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위협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그동안 축적해온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를 강력히 지지하고 연대함으로써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유와 국제사회의 번영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 한국 대통령
“유엔의 노력 덕분에 대한민국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은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와 확대 그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엔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유’를 21번, ‘국제사회’를 13번 언급했으며, ‘북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와 인권 문제를 언급한 것이 북한에 보내는 간접적 메시지라며 자유에 바탕을 둔 국제사회와의 연대라는 거시적 메시지 또한 대북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연설 이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유엔의 역할을 요청하고 보건과 기후변화 등 국제 현안에 대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기조연설에 나섭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며 국제사회의 계속된 연대를 촉구하고, 국제 식량 안보와 공급망, 첨단기술 문제 등에 관한 미국의 정책을 설명하는 한편 유엔 안보리 개혁 문제 등도 다룰 것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바이든 대통령이 뉴욕에 머무는 동안 안보리 개혁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룰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할지 유엔 사무총장 등과의 개별 회동에서 소통할지 등을 여전히 조율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 윤석열 한국 대통령 등과 개별 양자 회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