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차 유엔총회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 핵 비확산 체제가 불안한 상황이라며 북한의 계속된 유엔 제재 위반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총회를 계기로 만난 한국과 일본 정상은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북한 문제에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제 핵 비확산 체제에 불안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 이란과 함께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진지한 외교 재개를 모색하는 미국에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으로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를 거듭 감행하며 추가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입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시작하려는 우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속해서 유엔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지난달 열린 핵확산금지조약 NPT 평가회의에서 최종선언문 채택을 저지한 일을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에 대해서는 전례 없이 불투명한 방식으로 핵무기를 비축해 우려스럽다고 밝히고, 핵전쟁은 승자가 없으며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면서 핵 비확산체제를 강화하는 최상의 방법은 외교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러시아가 무력으로 주권국가를 지도에서 지우려 하면서 유엔 헌장을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러시아 등을 겨냥한 안보리 개혁에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미국을 포함해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은 유엔 헌장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옹호해야 합니다. 유엔 안보리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아주 특별하고 드문 상황을 제외하고는 거부권 행사를 삼가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약 2년 9개월 만에 한일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약식 정상회담으로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현안을 해결해 양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외교당국 대화를 가속화하고 정상 간 소통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한국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또 핵무력 법제화와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 외교부도 두 정상이 안전한 양국 관계 복원의 필요성과 함께 고위급 대화를 가속하기로 합의했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협력을 더욱 심화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한일 정상 간 만남은 약 30분간 진행됐습니다.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간 여러 갈등이 존재하지만 양 정상이 만나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