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7차례 실시한 북한군의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직접 지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위원장은 적들과 대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핵 무력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전문가들은 핵 보유를 인정하라는 일종의 요구로 분석했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등 대내외 매체들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북한 군 전술핵 운용부대와 장거리 포병부대, 공군비행대의 훈련을 모두 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적들이 군사적 위협을 가해 오는 속에서도 여전히 계속 대화와 협상을 운운하고 있지만 우리는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면서 핵 전투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그간 북한이 개발해 온 전술핵을 한국 일본 괌까지의 타격 능력을 실전배치하고 완벽하게 마련했다는 거죠. 그것을 통해서 북한은 명확한 메시지, 더 이상 북한 비핵화라는 비현실적인 얘기하지 말라는 얘기잖아요. 마지막에 김정은이 붙인 대화 안 하겠다는 의미는 그걸 그렇게 읽는 것 보다는 자신들의 핵 보유국을 인정하고 담판하자 그렇게 읽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북한매체들은 최근 15일 동안 탄도미사일을 다양한 시점과 방식으로 모두 7차례 발사한데 대한 각각의 설명도 전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새벽엔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지난달 2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는 한국 내 비행장 무력화를 목적으로 전술핵탄두를 모의 탑재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었다고 밝혔습니다.
29일 밤 평남 순천에서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KN-25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과, 이달 1일 아침 평양 순안에서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또는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SRBM 2발을 쏜 데 대해서는 여러 종류의 전술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라고 설명했고, 지난 4일 일본 열도 너머로 약 4천500km를 날아간 미사일은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9일 심야시간 발사는 적의 주요 항구 타격을 모의한 초대형 방사포 사격 훈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근거로 4일 발사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화성-12형’을 개량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과거 주엔진은 고정이 돼 있었지만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보조엔진도 필요없이 주엔진이 움직이면서 중심을 잡아주는 거에요, 상승 중에. 그리고 비행각도도 조정해주고. 그러니까 탄도미사일의 구조도 단순해지고 효율성도 더 좋아지는 거죠.”
북한 매체들은 이어 김 위원장이 지난 6일과 8일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와 공군비행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참관했다면서, 특히 8일에는 동해에 재진입한 미국 해군 항공모함 등 연합군 해군의 해상연합기동훈련에 대응해 사상 처음으로 150여 대의 각종 전투기들을 동시출격시킨 대규모 항공공격 종합훈련이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정성장 /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이 그동안 전술핵무기의 전방 실전배치 계획 등을 밝힌 적은 있지만 전술핵무기 운용 부대들을 동원해서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북한은 구체적으로 한국의 군 부대라든가 주요 항구, 군사지휘시설 비행장들에 대한 타격을 모의한 초대형 방사포 및 전술탄도탄 미사일 타격 훈련까지 진행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 77주년 기념일인 10일 이번 훈련의 종합 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함으로써 국방 분야에서의 김 위원장의 업적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