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잇단 ‘9.19 군사 합의’ 위반…도발 ‘명분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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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핵 미사일 발사를 지속해오던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포 사격까지 나서면서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7차 핵실험과 같은 전략 도발 외에도 국지 도발 가능성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전술핵 미사일 발사를 지속해오던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포 사격까지 나서면서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7차 핵실험과 같은 전략 도발 외에도 국지 도발 가능성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북한이 지난 14일 새벽 황해도와 강원도에서 각각 서해, 동해상으로 수백발의 포사격을 실시했습니다.

이날 오후에도 강원도와 서해 해주만과 장산곶 일대에서 각각 동해 서해 서해상으로 수백발의 포탄을 또 쐈습니다.

탄착 지점은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사격이 금지된 북방한계선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으로 9.19 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입니다.

한국 군은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는 경고 통신을 여러 차례 실시했고 북한군은 전방지역에서 적들의 포 사격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노골적으로 군사합의를 위반하면서 한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양상은 보다 강도 높은 도발을 위한 명분쌓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형석 / 전 한국 통일부 차관

“미사일 도발 말고 그보다 더 강하게 압박을 하려면 결국은 DMZ쪽 도발이 필요한 수순이다, 그러면 이런 소위 굴레를 벗어 던져야 하는 것 아니냐, 남쪽에서 먼저 위반했다고 하면서 책임은 남쪽에 있다고 하면서 9.19 군사합의 파기로 가고 DMZ 인근의 도발을 하려고 하는 명분쌓기용이 아니냐, 이런 복합적 해석이 가능해요.”

북한의 행동은 스스로 군사합의를 파기하려는 의도라기 보다 한국 정부에게 공을 넘김으로써 한국 내 여론 갈등을 조장하고 미한동맹 강화와 미한일 군사협력 강화를 추구하는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키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국민적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나 여론조사를 보면 압도적 다수가 평화적 해결을 원하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윤 정부가 만일에 마지막 완충선이라고 할 수 있는 9.19 군사분야 합의를 파기하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죠.”

한국 정부는 특히 17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하는 연례 야외기동훈련인 호국훈련을 빌미삼아 북한이 또 다시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등을 확정짓는 당대회와 당 중앙위 1차 전체회의가 이어지는 16일부터 23일 사이에 북한이 도발에 나설 지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금 국제와 지역 정세가 복잡한 상황에서 북중 간 전략적 의사 소통을 증진시키고 단결과 협조를 강화해야 할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미 그리고 한미일이 공언하는 게 ‘만약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진짜로 하는 경우 압도적 무력으로 위협하겠다’는 식으로 계속 하는데 중국 입장에선 그게 북한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자기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을 하겠죠. 그러니까 아마 중국도 걱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 대회 이후 한반도 정세가 더 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 속에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잦은 도발과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