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장거리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이 무력 시위를 벌이는 훈련을 영상으로 공개했습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했습니다. 박동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미국 공군이 스텔스 폭격기 B-2A ‘스피릿’ 8대를 동원해 ‘엘리펀트 워크’로 불리는 최대 무장 동시 출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의 제509 폭격비행단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활주로에서 폭격기들이 대열해 동시 출격하는 훈련 등 관련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제509 폭격비행단은 연례 훈련인 ‘스피릿 비질런트’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B-2 스피릿 엘리펀트 워크와 발진 훈련을 수행한다고 밝히고, 이 같은 일상적인 훈련을 통해 우리 공군은 언제 어디서나 핵 작전과 지구권 타격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엘리펀트 워크는 여러 대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를 주행하는 훈련입니다.
제509 폭격비행단은 B-52, B-1B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히는 B-2 전폭기 19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2명의 조종사가 탑승하는 B-2는 날개 길이 52.4m, 기체 길이 21m에, 최대 이륙 중량은 17만 600kg, 무장 탑재량은 18톤, 최대속도는 마하 0.95에 이릅니다. 특히 B-2A는 유도폭탄뿐 아니라 핵폭탄 같은 재래식 무기와 원자핵 무기 모두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B-2 폭격기는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어 북한의 미사일이나 방공망이 이를 탐지하고 공격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북한의 핵심 지도부를 포함해 거의 모든 목표를 공격해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미국 군사 전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B-2의 훈련 모습을 공개한 것은 북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같은 수준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김정은이 전쟁을 원한다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같은 수준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입니다. 만약 그가 전쟁을 시작하기를 원한다면 심각한 대가를 치르고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미국은 핵전쟁을 일으키려는 김정은 같은 자들을 상대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B-2는 북한이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어 북한 정권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B-2는 북한이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목표물에 접근해 파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정권에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김정은이 전쟁을 시작하기를 원한다면 B-2는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수단입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화성-17형’을 지난 18일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핵전략 자산과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들의 훈련 모습을 연이어 공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엔 유사시 북한에 치명적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오하이오급 유도미사일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의 위치를 이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주일미군은 지난 22일 F-22A ‘랩터’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등 30여 대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대열을 형성해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VOA 뉴스 박동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