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년 만난 미 유엔 대사 “끔찍한 북한 인권 탄압 실상 계속 알릴 것”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안보리의 비공개 북한 인권 논의에 앞서 최근 탈북 청년과 만나 대화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미국이 앞으로도 북한의 끔찍한 인권 탄압 실상을 계속 세계에 알릴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인권 관련 비공개 회의에 들어가기 앞서 최근 한 탈북민을 만나 직접 전해들은 북한 인권 참상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녹취: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On Wednesday, I spoke with Noah Park. Noah escaped the DPRK regime when he was just a teenager. I think he told me he was 14 years old.”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회의 직전 약식 회견에서 지난 7일 10대 때 북한을 탈출한 박노아 씨를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에 따르면 박 씨 가족은 알코올과 약물 중독자인 아버지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박 씨가 14살 때는 어머니가 아버지가 휘두른 칼에 폐를 찔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에서 박 씨 아버지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박 씨 어머니는 북한에서 매우 드물게 남편과 이혼할 수 있었지만 이후 가정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녹취: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Because the repression by the DPRK regime is so dire, the family could not find work. Noah could not attend university or even enlist in the military, just because of the stigma of his parents’ divorce. They were in dire poverty and they were starving.”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북한 정권의 억압이 너무 심해 박 씨 가족이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고, 박 씨는 부모가 이혼했다는 낙인 때문에 대학을 다니기는커녕 군에 입대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끔찍한 가난 속에서 굶주림에 시달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씨 가족은 결국 절박함에 탈북을 선택했고 브로커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나서야 북한을 탈출할 수 있었다고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전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직접 만나본 박 씨가 나이에 비해 현명했다며, 안보리에서 꼭 공유했으면 하는 메시지를 자신에게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He told me about the simple freedoms that North Koreans are not able to enjoy – like the freedom to spend time with friends and family, or the ability to study at a university or even to take a vacation. He also told me that he supported diplomatic dialogue with the DPRK regime – any way to help the everyday people who are suffering under the oppression.”

“박 씨가 친구나 가족과 시간을 보낼 자유, 대학에서 공부하거나 심지어 휴가를 갈 권리 등 북한 주민들이 누릴 수 없는 단순한 자유에 대해 얘기해줬다”는 겁니다.

아울러 “그는 북한 정권과의 외교적 대화 등 억압에 고통 받는 북한 사람들을 도울 어떤 수단이든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씨가 전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북한 주민들이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기본 인권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그가 아직 품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그와 대화한 후 자신도 희망이 생겼으며, 그 희망의 메시지와 용기를 안보리 회의에 가지고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After talking with him, I have to say he gave me hope as well. And I am going to take that message of hope and courage to the Council today. Perhaps Noah’s words can help my fellow Council Members find the courage to discuss these issues in the open. And in the meantime, the United States will continue to expose the DPRK’s horrific human rights abuses to the world.”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런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노아의 말들이 용기를 줬으면 한다”면서 “그동안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의 끔찍한 인권 탄압 실상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제무대 유엔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미국대사들은 과거에도 여러 번 북한 출신 탈북민들을 만나 북한 인권 상황을 조명한 바 있습니다.

니키 헤일리 전 대사는 2017년 11월 11월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탈북자 지현아 씨와 조유리 씨를 만났습니다.

당시 헤일리 대사는 탈북 여성들에게 미국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은 앞으로도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을 집중 조명하고 북한 정부에 끔찍한 행동을 중단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2016년 10월에는 서맨사 파워 당시 대사가 한국에서 직접 탈북민 정착 교육기관인 하나원을 찾았고,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가정도 방문했습니다.

당시 파워 대사는 “더 나은 삶을 찾아 탈출했다는 이유로 가족이 북한 정권에 보복을 당했다며 울먹이는 한 탈북 여성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