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의 세상보기] 탈북 가수 류지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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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아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끼가 있었던 한 탈북 가수가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에서 제2의 삶을 살아가며 당당하게 한국 가요, 또 자기 이름을 내건 노래를 맘껏 부르고 있는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탈북 가수이자 아코디 언 연주가인 류지원 씨를 만나봅니다.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아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끼가 있었던 한 탈북 가수가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에서 제2의 삶을 살아가며 당당하게 한국 가요, 또 자기 이름을 내건 노래를 맘껏 부르고 있는데요.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탈북 가수이자 아코디 언 연주가인 류지원 씨를 만나봅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정의송의 ‘님이여’를 부르는 탈북 가수 류지원 씨.

류지원 씨의 고향은 북한 함경북도 청진입니다. 탈북은 지난 2003년도에 했고요. 중국에서 8년 가까이 생활하다가 2010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많은 탈북 예술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렸을 때부터 조기교육을 받아온 분들이 참 많은데요. 류지원 씨 또한 5살 때부터, 북한에서는 손풍금이라고 하죠. 아코디언을 배웠고요. 어머니를 닮아 노래 솜씨 또한 뛰어났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보위부 선전대 연주 가수로 활동했고요. 그 재능과 경험을 살려 한국에서도 현재 가수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소감부터 들어봅니다. 류지원 씨입니다.

[녹취: 류지원 씨] “북에서도 아코디언 수로 활동했고요. 여기 와서도 아코디언으로 활동할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대한민국이 좋긴 좋아요. 소감이라고 하면 북한에서는 아티스트라는 게 없거든요. 거기는 무조건 조직적인데 여기는 처음에는 예술단체에서 일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연한이 쌓이고 능력치가 되다 보니까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데 아티스트의 그만한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어디 가서도 아티스트란 자신감이 생긴다는 건데요. 긍지를 갖고 일하고 있다고 류지원 씨는 말했습니다.

[녹취: 류지원 씨] “아티스트가 내가 가지고 있는 재간으로써 어떻게 써먹는가에 따라서 그 역할이 나오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거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아티스트가 뭔지,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재간을 활용해서 어떻게 이 사회에 같이 잘 어울려 나갈 수 있겠나 이런 연구할 때 보면 나도 아티스트라는 긍지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왜냐면 아코디언이 특이하잖아요.”

류지원 씨의 아버지는 타고난 아코디언 연주가였습니다. 류지원 씨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동경하며 자신만의 강점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했는데요. 그 덕분에 한국에서도 실력이 뛰어난 아코디언 가수로 인정받았습니다.

[녹취: 류지원 씨] “잘하신다고… 왜냐면 아코디언 치는 친구들이 꽤 많아요. 우리 이북에서 온 친구들이, 여기서도 어르신들이 꽤 많이 치시는데 제가 연주하는 연주법이 조금 다르거든요. 조금 특이하게 치는 연주법이 있어서 왼손이라든가 이런 걸 그냥 코드를 집는 스타일이 아니고 저는 조금 색깔 있게 음악을 해요. 나도 모르게 나오는 타고난 그런 게 있어요. 그런 연주법이라서 그걸 가르쳐달라고 하면 제가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특이한 연주법이 있어서 제 아버님이 아코디언 선생님이셨거든요. 그냥 타고났어요. 왼손은 또 연주도 되고 코드도 되고 그걸로 선율도 되고 그렇게 돼요. 그런데 그게 부단한 연습이 필요한 거죠.”

한국 방송을 보고 한국 음악을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끌려간 20대 나이의 류지원 씨. 가족의 희생으로 류지원 씨는 풀렸지만, 후두암으로 고생하셨던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고요. 그 후로도 계속되는 감시로 가족들이 불편함을 겪게 되면서 류지원 씨는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먼 길을 돌아 한국에 정착하면서 이제는 당당하게 한국 가요를 부르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무대에 설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합니다.

[녹취: 류지원 씨] “만족도는요. 무대에 설 때만큼은 한 200%, 300% 돼요. 설 때만큼은 행복하거든요. 내려오면 너무 힘든 거예요. 아코디언 끌고 가야지, 매니저 있는 것도 아니고 의상을 또 갈아입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이렇게 화장도 혼자서 알아서 해야 하니까, 그래도 무대 설 때만큼은 그냥 행복해요. 왜냐면 내가 할 줄 아는 게 그거예요.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회사에서도 일을 했었어요. 아무 일 해도 잘해요. 근데 그것보다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이거니까 하고 싶은 걸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거죠.”

그리고 류지원 씨는 한국 가요뿐만 아니라 북한 가요를 통해 남북의 문화이질감을 줄이는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특히나 북한 가요를 부를 때 더욱 신경 쓰는 점이 있다고 합니다.

[녹취: 류지원 씨] “북한의 음악을 했을 때 객석에 앉아계신 우리 관객들이 같은 호흡을 할 수 있는 그런 감정을 전 전달하고 싶어요.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더라도 전달하는 그 느낌을 한국의 스타일로 섞어가면서 메시지를 주고 싶은 거지, 왜냐면 노래도 북한 사람들의 발음법 때문에 가사 전달이 안 되거든요. 노래에 북한노래가 발성법이 그렇다 보니까 아, 어, 우 발음이 안 들려요. 근데 그걸 전달하려고 전 엄청나게 노력해요. 그래서 북한 노래를 불러도 사람들이 가사를 알아듣더라고요. 그래서 가사를 알아듣게끔 전달함으로써 노래의 내용에 대한 이해감을 줄 수 있잖아요.”

그리고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가요가 북한 가요와도 참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하는데요.

[녹취: 류지원 씨] “왜냐면 북한 노래라고 해서 다 나쁜 건 아니거든요. 그냥 일상적인 가요 같은 노래는 참 좋아요. 옛날의 한국의 가요 같은 노래들 있잖아요. 옛날 가요, 어떤 노래라고 할까? ‘멍에’라든가, ‘당신은 모르실 거야’ 옛날 노래가 있어요.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이런 노래도 북한 노래하고 거의 비슷해요. 그리고 여기 오페라 노래 있잖아요. 대학에서 공부할 때 보면 그런 거 가르쳐주거든요. 거의 비슷해요. 근데 가사 전달만 잘 된다고 하게 되면 출연하는 사람에 대한 공감을 가질 수 있지 않겠나, 이해를 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전달을 꼭 하고 싶은 마음에서 공연할 때 임하거든요.”

남과 북의 다른 발성법, 발음 때문에 많은 탈북 가수는 발음 교정에 더욱 힘쓰는데요. 류지원 씨 또한 부단한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녹취: 류지원 씨] “그러니까 발음을 집에서 그냥 누워서 노는 것 같아도 가사 발음법, 교정 이걸 계속 들으면서 따라 해봐요. 그런데 안 돼요. 잘, 노력하는 데 노력하는 것만큼 결과가 나오긴 나오더라고요. 한 5년 됐을 때는 사람들이 가사를 알아들어 줘요. 그전에는 잘 못 알아듣더라고요. 아무리 노래 잘하면 뭐 해요. ‘무슨 노래인지 알아들었어요?’ 못 알아들었대. 가사 그거는 이제 잡혔거든요. 이제는 감정, 가슴으로 사람을 울리고 싶은 그런 걸 노력하거든요. 그런 메시지 전달을 하고 싶은 가수 중에, 무대에선 사람 중의 한 명 그렇게 얘기할 수 있죠.”

이제는 관객의 가슴을 울리고 감동을 전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류지원 씨. 최근 류지원 씨는 드디어 자기 앨범을 발매했다면서 기쁜 마음을 나타냈는데요.

[녹취: 류지원 씨] “사실 앨범을 냈거든요. 이 곡을 써주신 분, 작사님은 박용갑 선생님인데 이번에 제 유튜브를 보시고 ‘이 친구 노래 참 잘한다,’ 이래서 저를 섭외하셨어요. 내 노래를 주고 싶다 그래서… 작곡가님은 이동훈 작곡가님이라고 그분이 노래 테스트를 해보시더니 ‘내 노래 부를 만하다. 한번 해봐라.’ 해서 노래 3곡을 받았어요. ‘바람아 불어라’, ‘그리움만 남긴 사랑’, ‘텅 빈 가슴’ 이렇게 해서 3곡을 1집으로 냈어요.”

류지원 씨의 1집 타이틀 곡은 ‘바람아 불어라’입니다. 저는 현장에서 류지원 씨에게 노래 한 소절을 부탁했는데요. 류지원 씨는 바로 목을 가다듬고 실력을 뽐냈습니다.

[녹취: 바람아 불어라 노래 현장음]

앞으로 류지원 씨는 자신의 노래로 더 많은 관객을 만날 텐데요. 무대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탈북민 인식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길 올해는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류지원 씨] “’바람을 불어라’ 이 노래는 지금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힘들고 지치고 이런 공기를 행복한 기운으로 좋은 바람만 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느낌의 노래고 그 노래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선생님들께도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이 노래로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앨범을 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고 이런 사람이 이런 노래를 부르면서 나라는 인간을 알리는 동시에 우리 북한 사람들도 이렇게 열심히 살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은 해예요. 엄청나게 노력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