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평양 봉쇄령’…“신종 코로나 확산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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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호흡기 질환자 급증으로 5일간 평양 봉쇄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문가들은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북한에서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급증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 백신공급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가비 측은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지 백신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북한이 최근 호흡기 질환자 급증으로 5일간 평양 봉쇄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문가들은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북한에서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급증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 백신공급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가비 측은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지 백신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25일 사회연결망서비스인 페이스북에 올린 북한 당국의 공고문입니다.

받는 이가 ‘각국 외교 및 국제기구대표부’로 된 이 공고문에는 겨울철 돌림감기를 비롯한 호흡기성 전염병 환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의 방역 조치를 알린다고 돼 있습니다.

이어 1월 25일부터 29일 24시까지 5일 동안 전염병 특수 기간으로 정했으며, 이 기간 이동 제한과 함께 하루 4회씩 체온 검사 등을 권고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도 북한 당국이 호흡기 질환 증가 때문에 평양 주민들에게 닷새간 봉쇄령을 내렸다고 25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을 인정한 뒤 90여 일 만에 ‘코로나 완전 해소’를 주장했고, 최근에는 당국의 ‘코로나 극복’을 자화자찬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지난 23일 방영)
“우리가 이룩한 값비싼 승리는 우리 당 방역 정책의 승리이고 우리 국가의 위기 대처 전략의 승리이며, 우리 인민 특유의 강인성과 일심단결의 승리이고 우리식 사회주의의 제도적 우월성이 안아온 위대한 승리였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북한의 이런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이번에 갑작스러운 ‘평양 봉쇄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급증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로런스 고스틴 / 미국 조지타운대 공중보건법 교수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와 극히 낮은 북한의 백신 접종률이 맞물리면서 주민들의 입원과 사망 위험이 심각한 수준에 처했을 것입니다. 북한에는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공중보건 전문가인 고스틴 교수는 북한이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메신저리보핵산 백신처럼 효과적인 서방의 백신을 받아들여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 등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중국산 코로나 백신을 지원받아 일부 주민들이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과 한국의 거듭된 지원 제안에 반응하지 않았고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벡스’ 측과도 원활하게 협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백스 퍼실리티’를 운영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 가비는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 의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가비 대변인은 25일 북한에서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은 코백스를 통해 무료로 백신 물량을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 북한이 우리의 지원을 원하면 우리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