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경제적인 이유로 다양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여성과 가족이 정당한 권리를 누리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가 있습니다.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인데요. 최근 이 재단이 탈북 여성의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이 주관한 ‘서로 잇다’ 프로그램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건강밥상 현장음]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비덕살롱. 이곳에서 ‘서로 잇다’의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건강 습관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바른 식습관을 통해 자기 돌봄 실천의 방법을 이해하고 건강한 밥 한 끼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 건데요.
먼저 ‘서로 잇다’ 프로그램을 마련한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에 관해 알아봅니다.
최희경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최희경 사무국장] “저희는 2010년도에 등록한 NGO 단체고요. 현재는 UN 경제사회이사회의 자문 NGO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 여성과 가족의 더 나은 삶 특히 취약한 상황에 있는 여성과 가족이 사회 경제적으로 정당한 권리 그리고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자립할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그것을 지원하는 그런 사업을 주로 하는 기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여러 대상 가운데 북한 이탈 여성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녹취: 최희경 사무국장] “재단이 그동안에 전 세계적으로 여성 역량 강화 사업들을 다양하게 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새로 시작하는 여성 청년의 리더십 프로그램으로서 탈북민 여성에 주목하게 된 거는 사실 2020년 자료에 의하면 만 15세 이상의 탈북민이 한 2만9천400명 정도 되고요. 북한 이탈민 중에서 75%가 여성이고 입국 당시에 20대와 30대가 한 57% 정도라는 사실에 주목해서 그동안에 재단이 쌓아왔던 전문성, 콘텐츠 기획 능력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 여성 이탈민을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을 하자...”
그래서 만 19세 이상부터 만 39세 이하의 탈북 여성 8명이 현재 함께 하고 있고요. 사업은 지난 1월 7일부터 시작했고 오는 4일 토요일까지 진행됩니다. 프로그램은 크게 ‘아름다운 나’와 ‘아름다운 관계’로 나누어져 다채롭게 열렸는데요.
[녹취: 최희경 사무국장] “먼저 ‘아름다운 나’는 나의 가치를 인식하고 좀 더 주도적인 삶을 살아 나갈 수 있도록 자기를 이해하자 그래서 자신의 그런 상태, 상황도 이해하고 내가 일을 한다고 그러면 내가 왜 일을 하는지, 일의 가치가 무엇인지,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런 자기 이해에 대한 시간 그리고 또 우리 여성이 사회에서 일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거는 사실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오늘과 같이 어떻게 하면 건강한 식습관을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또 운동 같은 것들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그런 프로그램도 넣고요.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고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그램도 넣었습니다.
먼저 자기 이해를 통해 내면의 건강을 다지는 시간을 갖고요. 그다음 ‘아름다운 관계’ 프로그램으로 건강한 사회적 관계 형성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녹취: 최희경 사무국장] “‘아름다운 관계’라고 그러면 이거는 사회에서의 그런 관계 형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부분도 사실 중요하기 때문에 타인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 아니면 조직 내에서 이런 갈등 해결 같은 것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든지 그리고 퍼스널(개인)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해서 이미지 메이킹 또 전문가를 초청해서 하는 그런 수업도 하고 있고요. 그리고 또 북한 여성들에게 조금은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그러한 전문가 특강과 또 마지막에는 우리가 이렇게 배운 것들을 앞으로 우리 삶에서 우리 일상의 삶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그런 워크숍 이런 내용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최희경 사무국장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수강생들의 공통점이 있다고도 말합니다.
[녹취: 최희경 사무국장] “이분들의 공통점은 어쨌든 사회에서 주도적으로 또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그런 의지가 굉장히 강하시고 저희가 진행하면서 굉장히 감동하였던 것들이 물론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실은 먹고 사는 거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활동을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 누군가에게 나의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그런 관심과 가치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대다수라는 점이 저희도 사실은 굉장히 감동하고 그러한 생각들을 저희가 지지하고 싶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은 자기 돌봄의 시간으로 건강 밥상이 차려진 날이었는데요. 사회복지 법인 윙 대표인 최정은 씨가 비덕살롱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참여자들을 위해 손수 밥을 지었습니다.
[녹취: 최정은 대표] “비덕살롱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여 계절을 느끼고 천천히 산책하듯이 음식을 먹어보자 이런 뜻으로 만들었고요. 사실 이곳이 1953년도부터 여성 복지 사업을 시작한 곳이에요. 그래서 힘든 여성들, 사회의 열외에 있는 자원이 없는 여성들이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서 살아가면서 저희가 밥도 해 먹고 직업을 찾아서 열심히 일도 하고 이런 과정을 제가 한 26년 정도 쭉 해왔거든요. 그래서 좋은 기회에 북한 이탈 여성들과 함께 프로그램이 있다고 그래서 저는 정성껏 밥을 하고 같이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마음에 준비했습니다.”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건강 밥상, 어떤 음식을 준비했을까요?
[녹취: 최정은 대표] “제철 식재료를 먼저 사용하고요. 그렇게 좋은 재료로 쓰면 별다른 첨가물 없이 맛을 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겨울 특히 2월에 꼭 먹어야 하는 식재료 중심으로 우엉 밥을 했고요. 알 배추 된장국 그리고 이제 뿌리채소들을 좀 쪄서 식감을 느껴보도록 준비했어요. 한 끼 밥상인데 그러나 한 끼 밥상을 제대로, 정성 들인 밥상을 받고 또 자기가 그걸 먹고 그렇게 하다 보면 자기를 위한 밥상을 그렇게 수도 없이 차린 사람만이 남을 위한 밥상을 차릴 줄 알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시작이 돼서 자신의 일상을 정성껏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 프로그램명처럼 그냥 우린 ‘서로 잇다’, 맞닿아 있다. 연결되어 있다. 이런 걸 항상 가슴 속에 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통일 밥상 좋네요.”
정성 들여 차린 밥상이라 그런지 참여자들은 식재료에 대한 설명,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식사를 이어갔습니다. 한 탈북 여성은 외식 관련 학과를 전공했다고 하는데요. 그 맛은 어떨까요?
[녹취: 탈북민 참여자] “제가 먹어본 한식 중에는 사실 최고인 것 같아요. 제가 한식을 들었었어요. 제가 한식 수업을 들어서 근데 제가 배웠던 거는 약간 궁중음식 이런 거여서 좀 느낌이 다르기는 한데 어쨌든 된장국 같은 경우는 약간 작은 좀 텁함이 있을 수 있는데 너무 깔끔하고 겨울 알 배추라서 그 단맛이 너무 기분 좋은 단맛이 나고 근데 또 거기에 대파 좀 넣으셔서 그 식감도 살아있어서 대파 향도 나고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아서 되게 완벽한 밥상인 것 같습니다."
건강한 통일 밥상으로 배를 든든히 채운 참여자들은 그다음 수업을 준비했습니다. 참여자들은 정오부터 저녁 6시까지 알찬 프로그램을 체험했는데요. 탈북민 김선희(가명) 씨는 ‘서로 잇다’의 방향성이 마음에 들어 함께하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김선희 씨] “제가 이런 북한이탈 주민 그리고 여성에 관련된 연구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런 걸 계속 찾아보고 있었어요. 근데 이 프로그램은 자기의 영향력을 개발하고 그 영향력을 키워가는 것에 프로그램 초점이 맞춰져서 이때까지 저도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를 해봤지만, 또 이런 프로그램은 많지 않아서 그래서 주제 의식, 초점 이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그 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그램은 어떤 걸까요?
[녹취: 김선희 씨] “특히 이렇게 대규모로 찍어내듯이 이런 프로그램이 아니라 진짜 한 사람 한 사람 그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래서 그런 걸 들으면서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느낌 그리고 내가 알고 있었고 내가 확신하고 있었던 것도 다시 재점검하는 그런 시간이어서 좀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려면 사람과의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부분에서 일 조직 내에서 어떻게 서로가 소통하고 이끌어 나가고 서로 공생할 수 있는지 이런 거에 대해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자기 일, 이해에 관련해서 그게 굉장히 인상이 깊었고 정말 제가 많이 고민하는 부분을 이렇게 키워주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끝으로 김선희 씨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가야 하는 방향성과 목표가 더욱 뚜렷해졌다며 앞으로의 꿈에 대해 전했습니다.
[녹취: 김선희 씨] “제가 미국에서도 장학금 받고 한국에서도 받고 하면서 굉장히 많은 도움의 손길이 굉장히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나도 저렇게 꿈이 있고 열정이 있고 정말 노력을 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렵구나! 또 어떠한 그런 네트워크가 없거나 이런 청년들, 그런 분들한테 나도 작은 디딤돌이 되어주고 싶다는 꿈을 키워와서 앞으로 장학재단이나 교육문화센터나 이런 거를 하고 그런 꿈을 이루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