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인권 상황 끔찍”…한국 “개선 조짐없어”

미셸 테일러 유엔 인권이사회 주재 미국 대사가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 54차 유엔 인권이사회 일반토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제네바에서 진행중인 제5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 실태를 강력하게 규탄했습니다. 북한은 오히려 미한일의 인권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셸 테일러 유엔 인권이사회 주재 미국 대사는 26일 북한의 인권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테일러 대사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 54차 유엔 인권이사회 일반토의에서 인권 유린이 심각한 나라 중 하나로 북한을 꼽았습니다.

[녹취: 테일러 대사]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DPRK remains abhorrent. We call on its government to respect human rights and urge states to uphold non-refoulement obligations.”

테일러 대사는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끔찍하다”며 “북한 정부가 인권을 존중하고 강제송환금지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성미 주제네바 한국 대표부 차석대사도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윤 차석대사] “In 2014, the COI report concluded that systemic, widespread and grave human rights violations have been and are being committed in the DPRK. It is deplorable that even after a decade we see no signs of improvement. The issue of human rights in North Korea is intrinsically linked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윤 차석대사는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는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자행돼 왔고 지금도 자행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면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성미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가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4차 유엔 인권이사회 일반토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어 “북한 인권 문제는 본질적으로 국제 평화, 안보와 연결돼 있다"며 “북한 정권은 강제 노동과 같은 인권 침해를 통해 불법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 차석대사는 “북한이 모든 인권 침해 행위를 중단하고 모든 납북자, 구금자, 전쟁 포로를 즉각 송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보편적 정례검토(UPR)를 포함한 유엔 인권 매커니즘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일본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녹취:일본 대표] “The abduction by North Korea are the serious humanitarian issue with time constraints. It is matter concerning Japan's sovereignty and the lives and the security of the Japanese people. Japan strongly urges North Korea to let the abduction victims return to their homes immediately.”

일본 대표는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는 시간적 제약이 있는 심각한 인도주의적 문제”라며 “일본의 주권과 일본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북한이 납치 피해자들을 즉각 집으로 돌려보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호주 대표도 “북한의 납치와 강제실종 피해자들이 계속 고통받고 있다”며 “이 문제는 2014년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체코 대표도 “북한에서 계속되는 조직적인 인권 침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강제 실종과 북한이 저지른 수많은 인권 침해와 범죄의 모든 피해자들을 위한 책임 규명과 정의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방광혁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4차 유엔 인권이사회 일반토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북한 “미국과 서방 국가들 인권 실태 열악” 주장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끔찍한’ 인권 실태에 인권이사회가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방광혁 주 제네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미국에서는 총기 범죄로 어린이 등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인종차별이 만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방 차석대사] “South Korea continues to disregard the demand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remedy systematic and widespread violation and abuses of human rights at home.”

방 대사는 “한국이 국내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와 남용을 시정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에 대해서는 “과거 일본군을 위해 조선인 여성을 성노예로 강제 연행하는 등 반인도 범죄를 저지른 세계 1위의 납치 국가”라면서 여전히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