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전력망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한국, 일본과 협력했다는 사실을 미국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가 의회 청문회에서 밝혔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면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에 안 좋은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편집: 이상훈)
미국 국무부의 제프리 파이엇 에너지자원 담당 차관보가 8일 상원 외교위원회가 우크라이나와 국가안보를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파이엇 차관보는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미국의 동맹 공조 노력을 강조하면서 특히 우크라이나 전력망 복구를 위한 한국 일본과의 협력을 예로 들었습니다.
제프리 파이엇 / 미국 국무부 에너지·자원담당 차관보
“푸틴의 주요 표적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 국가 전력망을 연결하는 고전압 자동 변압기였습니다. 그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파괴해 우크라이나 전역의 전력 공급과 주택 난방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푸틴이 파괴하는 (전력망) 장비에 들어가는 자동 변압기를 공급하기 위해 일본, 한국과 협력해 왔습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대규모 정전과 난방 중단 사태를 겪었고 현재는 일부만 복구됐는데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전력망 복구를 위한 장비를 지원에 한국이 협력한 사실은 이번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인 크리스 밴 홀런 의원은 만일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한다면 한국 등 동맹국들에게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같은 전 세계 독재자들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크리스 밴 홀런 / 민주당 상원의원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은) 일본과 한국 등 인도태평양의 동맹국들에게 끔찍한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의회에 정말 중요한 순간입니다.”
밴 홀런 의원의 이 같은 지적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위한 예산이 하원에서 처리되지 않는 문제를 지적한 것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20일 우크라이나를 추가 지원하기 위한 예산 118억 달러가 포함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지원 예산 패키지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지만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에서는 이스라엘 지원 예산안만 통과시키고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은 2주가 넘도록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선출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책임 있는 지출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조건으로 미국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등 국경보안 강화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