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사령부의 17개 회원국들이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면서 한반도에서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대행위나 무력 공격이 재개될 경우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유엔사 회원국 사이의 연합연습과 훈련도 활성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허무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제1회 한국·유엔사 국방장관회의가 열렸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전투병을 파견한 미국,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 호주, 필리핀, 벨기에, 프랑스, 남아공 등 14개국과 의료지원단을 보낸 노르웨이, 덴마크, 이탈리아 등 3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폴 러캐머라 유엔군 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은 ‘유엔사의 기여와 미래 비전’을 발표했으며, 허태근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의 향후 유엔사와의 협력 방향을 소개했습니다.
유엔사 17개국 회원국 대표들은 이날 회의 후 공동성명을 통해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에 불법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역할을 촉구하면서, 현재의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한동맹과 유엔사 회원국 사이의 연합연습과 훈련을 활성화해 상호 교류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증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어 지난 70년 동안 유엔사가 한반도 전쟁 억제에 효과적으로 기여해왔으며 정전협정은 한반도에서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은 유엔사 출범 이래 7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핵과 미사일, 사이버 능력을 개발하면서 미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동맹국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따른 유엔사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 미국 국방장관
“오늘 우리는 향후 70년간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함께 모였습니다. 한국을 방어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의 공동의 약속은 변함없이 중요할 것입니다."
오스틴 장관은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회피할 수 있도록 해 북한의 능력 확장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의 신원식 장관은 북한 도발 시 유엔사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응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신원식 / 한국 국방부 장관
“북한이 또다시 불법 남침을 한다면 이는 유엔 회원국이 유엔군사령부를 공격하는 자기모순입니다. 나아가 유엔과 국제사회에 대한 심각한 배신행위입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축전을 통해 유엔사는 한국을 방위하는 강력한 힘의 원천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유엔사는 지금까지 한반도 자유와 평화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으며 이번 회의는 가치를 공유하는 자유 우방국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는 출발점이자 미래를 향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앞으로 한국 유엔사 국방장관회의를 정례화할 방침이며, 이날 회의에서 유엔사 참모부에 장성급을 포함한 한국군 파견을 공식 제안했습니다.
VOA뉴스 허무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