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15일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규탄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19년 연속 채택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한목소리로 권력 유지를 위한 북한 정권의 노동 착취 등 인권침해를 비판하고 탈북민에 대한 강제송환금지 원칙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북한 측은 탈북민에 대해 막말을 쏟아내며 북한에 인권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알렉산더 마쉭 / 유엔총회 제3위원회 의장
“이제 위원회가 결의안 L-39(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을 채택하는 것으로 간주해도 되겠습니까? 이의 없으므로 그렇게 결정합니다.”
유엔총회에서 인권을 담당하는 제3위원회에 상정된 북한인권결의안이 표결 없이 컨센서스, 합의로 채택됐습니다. 지난 2005년 이후 19년 연속된 채택입니다.
표결로 갈 경우 압도적인 찬성으로 결의안만 더 부각될 것을 우려한 북한 등 반대 국가들이 투표를 신청하지 않으면서 북한인권결의안은 2016년 이후 계속 컨센서스로 채택되고 있습니다.
이번 북한인권결의안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를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으며, 또 ‘절대적 독점’이란 강한 표현을 넣으면서 사상을 통제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에 대해 재고를 촉구했고,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와 관련해 고문방지협약의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공동제안국은 이날 22개국이 추가로 동참하면서 62개국으로 늘었으며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도 참여했습니다.
결의안을 제출한 유럽연합EU 의장국 스페인은 인권 개선을 하지 않는 북한을 비판했습니다.
제이비어 벨몬 롤단 / 유엔주재 스페인 참사관
“이 결의안은 심각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우리의 깊은 우려를 반영합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1년 동안 북한 인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한국 대표는 권력 유지와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북한 정권의 노동 착취 문제, 또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들의 농르풀망, 즉 강제송환금지 원칙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카라 아이리치 /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 경제·사회 담당 자문
“북한 정부는 해외 북한주민에 대한 통제와 감시 노력 외에 재외 국민을(파견 노동자) 착취해 이동의 자유가 없는 비인도적인 환경에서 하루 18시간씩 일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 정권이 권력 유지와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할 수 있도록 정권에 임금 반환을 강요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황준국 / 유엔주재 한국 대사
“우리는 모든 회원국이 농르풀망(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 제3국 내 탈북민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북한으로 송환되지 않고, 원하는 곳으로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합니다.”
황 대사는 또 북한 당국을 향해 자국민의 생계를 노골적으로 외면한 채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지 말고 인권 상황을 개선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탈북민에 대해 막말로 비난하며 반발했습니다.
김성 / 유엔주재 북한대사
“미국의 사주로 유럽연합이 매년 유포하는 반공화국 결의안 초안은 조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가족을 버리고 탈북한 ‘인간쓰레기’들의 날조된 증언으로 작성된 허위, 조작, 음모로 일관된 사기 문서입니다.”
중국 대표는 인권이라는 명목으로 선별적, 이중 기준, 대립을 부추기거나 다른 국가를 압박하는 것에 반대한다면서도 미국과 한국이 지적한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선 침묵했습니다.
유엔총회는 다음 달 개최되는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