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만나 양국 관계 정상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이 갈등으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면서 양국 간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으며, 16일에 한일 정상회담을 펼칩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이상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시 만났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 1년 만이며, 시 주석이 미국 방문은 2017년 이후 6년 만입니다.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양국 정상들은 각자 과거 부통령과 부주석 시절부터 쌓아온 오래된 인연을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내왔습니다. 아무도 놀라지 않을 만큼 우리가 항상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만남은 항상 솔직하고 직설적이었으며 유익했습니다.”
시 주석도 12년 전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 때 부통령으로서 중국을 방문했던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당시 시 주석은 부주석이었습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여기에 오니 제가 부주석일 때 대통령께서 중국을 방문하셨던 때가 생각납니다. 우리는 만남을 가졌죠. 12년 전입니다. 저는 아직도 그때의 만남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랜 인연과 솔직한 대화를 강조하며 양국 간 경쟁이 갈등으로 비화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우리가 지도자 대 지도자로서 오해 없이 서로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경쟁이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또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해야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기후 변화에서부터 마약 단속, 인공지능 AI까지 전 세계적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우리의 공동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도 양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세계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고,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진하며 공급망과 보호무역주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이 모든 것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국 관계인 중미 관계는 가속화하는 글로벌 변혁의 넓은 맥락에서 인식되고 전망돼야 합니다. 두 나라 국민에게 이익이 되고, 인류 진보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시 주석은 또 양국 간 관계는 지난 50년간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계속 전진해 왔다면서, 양국 간 갈등은 감당 못할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구는 두 나라가 모두 성공할 만큼 충분히 크며 한 나라의 성공은 곧 기회라고 강조하고 주요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중 양국 간 군사 통신 복원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마약 밀매, 인공지능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도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동포 간담회를 개최한 뒤 APEC 최고경영자 서밋과 투자 신고식, 정상 환담 등에 잇따라 참석할 예정입니다.
한일 정상회담도 예정됐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한국의 윤 대통령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1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으며, 17일에는 두 정상이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열리는 좌담회에 함께 참석한다고 한국 대통령실이 밝혔습니다.
이번 APEC 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및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