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가 이른바 군사정찰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괌 미군기지를 촬영했다고 보도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북한 위성이 우주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정상 작동 여부 평가는 며칠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9·19 남북군사합의의 일부 조항에 대해 효력을 정지시키고 군사분계선 일대 공중 정찰에 나섰습니다. 허무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이 우주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합참은 22일 기자단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이른바 군사정찰위성에 대해 항적 정보와 여러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위성체는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위성체의 정상작동 여부 판단에는 유관기관과 미한 공조 하에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한국의 공영방송 KBS에 출연해 로켓의 1, 2, 3단 분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져 발사는 성공으로 판단하지만, 북한이 12월 1일부터 만리경-1호가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는 북한 보도에 대해서는 과장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번 3차 발사 성공의 이유로 러시아의 도움을 지목하면서,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북한위성의 위치를 추적하고 미국 우주군사령부가 위성의 정상작동 여부를 평가한다며, 이르면 이번 주말쯤 위성의 정상작동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원회에서 결정한 9·19 남북군사합의 가운데 1조 3항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의결했습니다.
한 총리는 특히 북한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9·19 군사합의를 준수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효력정지의 필요성을 밝혔습니다.
한덕수 / 한국 국무총리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군사합의 효력의 일부를 정지하는 방안을 추진코자 합니다. 이는 우리 국가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이자, 최소한의 방어 조치입니다. 또한 우리 법에 따른 지극히 정당한 조치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의 정 박 대북특별부대표와 한국 외교부의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일본 외무성의 나마즈 히로유키 북핵수석대표는 22일 전화 협의를 하며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3국 대표들이 이번 협의를 통해 미한일 3국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해나가기로 했으며, 북한의 어떤 위협이나 도발도 통하지 않을 것이고, 북한이 도발을 거듭할수록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는 더욱 강화되고 북한의 안보와 경제는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른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다음 달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2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 등 미군의 주요 군사기지를 촬영한 사진들을 봤다고 보도했습니다.
VOA뉴스 허무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