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이례적으로 일본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미한일 3국 안보 협력 강화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의도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핵미사일 도발 등 북한의 행동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양국 간 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12일 CSIS가 북일 관계를 주제로 개최한 대담에 참석했습니다.
차 석좌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미한일 3국 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최근 김 위원장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각하로 호칭하며 연초 지진 피해에 대한 위로 서한을 보낸 것은 미한일 공조의 균열을 내기 위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빅터 차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일본과의 접촉이 미·한·일 3국 협력을 늦출 수 있고, 특히 한국 보수 정권과 일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김정은은 거기서 기회를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차 석좌는 한·일 위안부 합의나 강제징용 배상 합의 등 한국과 일본 사이엔 오랜 갈등의 역사가 있는 만큼 북한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서 틈을 찾을 수 있다면 미·한·일 3국 공조에 균열을 일으키는 등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안보석좌도 이날 VOA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김정은은 분명 한국과 미국, 일본 간의 안보 협력 강화를 되돌리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북한과 일본 간 관계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핵과 미사일 도발 중단 등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양국 간 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며 북한에게는 그런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은 여전히 독재정권 국가이고, 끔찍한 인권 기록을 갖고 있으며,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매우 위협적인 군사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고도로 군사화된 국가입니다. 핵무기 프로그램도 계속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관계 개선의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외교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지만 일본은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비현실적인 초보자가 아니라면서, 북한의 아첨에 결코 속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일 관계가 최근 진전되고 있는 한일 관계 개선을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