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중진 하원의원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북한으로부터 핵무기 획득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 당국자가 핵무기 관련 협력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미국 공화당의 스콧 페리 하원의원은 지난 11일 아프가니스탄 관련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탈레반 당국자들이 핵무기를 획득하려 북한을 방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탈레반 당국자의 방북 정보를 제시하면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토마스 웨스트 국무부 아프가니스탄 특별대표에게 ‘해당 정보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느냐’고 추궁했습니다.
스콧 페리 /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칸다하르의 보안 책임자와 탈레반 외무 정보 당국에 대해 얘기해주시겠습니까? 압둘, 라시드, 마니브라는 세 개의 이름이 있는 것 같은데, 그가 핵무기 기술과 협력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에 대해 아는 것이 있습니까?”
웨스트 특별대표는 해당 탈레반 정부 관계자의 방북에 대해 듣거나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페리 의원은 공개된 정보를 통해 이미 널리 보도된 내용이라고 반박하고, 자세한 내용을 파악한 뒤 비공개 브리핑에서 다시 보고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페리 의원의 이번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의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철군 조치를 비판하면서,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탈레반이 제기하는 군사적 위험을 경고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탈레반과 북한 간 핵무기 관련 협력 움직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되거나 알려진 바 없습니다.
다만,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북한 무기를 사용한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양측 간 군사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또 다른 테러 단체인 탈레반과 북한 간 무기 협력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됩니다.
페리 의원실은 해당 정보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묻는 VOA의 논평 요청에 16일 현재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VOA는 백악관과 국무부에도 페리 의원의 발언에 대한 진위 확인을 요청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과 북한의 무기 거래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과거에도 미국 의회에서 한 차례 제기된 바 있습니다.
미국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제임스 코머 공화당 간사 등은 지난 2021년 8월 탈레반이 확보한 미국산 무기를 북한과 같은 적국에 판매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보내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수하일 샤힌 탈레반 당시 대변인은 당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프간에 남겨진 미군 무기를 북한에 파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북한과 어떤 관계도 없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