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핵 수석대표가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기구 고위 관계자를 만나 북한 인권과 안보 문제의 밀접한 연계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정권의 한국 문화 통제 등 인권 탄압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26일 보도자료에서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나다 알-나시프 유엔 인권최고대표대행을 만나 북한 인권 증진에 대한 협력을 당부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본부장은 면담에서 “북한 정권이 경제·민생을 희생한 군비 증강, 무리한 4대 세습 시도, 북한 내 남한 문화와 정보 확산 차단 등을 위해 사회 통제와 억압을 강화하고 있음을 (한국 정부가) 개탄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 실상을 알리고 북한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국제연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심각한 인권침해를 바탕으로 진행되어 온 만큼, 북한인권 문제가 안보 문제와 밀접히 연계돼 있다”며 “북핵문제와 북한인권 문제를 포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또 “올해로 한국 국민 3명이 북한에 억류된 지 10년째라면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에 관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즉각적 해결을 촉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국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는 데 있어 유엔 인권기구(OHCHR) 차원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외교부는 알-나시프 대표대행은 유엔 인권기구가 책임규명, 강제실종 등 북한인권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소개하고, 북한인권 문제의 국제공론화를 위해 보다 폭넓은 지역과 국가 대상 아웃리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VOA는 유엔 인권기구에 알-나시프 대행이 이날 북한인권과 납북자·억류자 문제에 관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질의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김 본부장은 또 이날 제네바 주재 14개 주요국 대사급 인사를 대상으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해 북한인권의 참담한 실상에 관해 언급하며 오는 3월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 문제 부각과 연대에 대해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에서 북핵 등 안보와 평화 문제를 전담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세계 인권의 심장부인 제네바를 찾아 북한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상세히 제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북한 주민들을 따뜻하게 포용하고 탈북민 보호 등 인권 증진을 위해 국제 공조를 강화하라고 지시했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것은 북한 정권이지 북한 주민은 아닙니다. 북한 주민들은 우리와 똑같이 자유와 인권과 번영을 누릴 권리를 가진 우리와 같은 민족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따뜻하게 포용해 나아가야 합니다….또한 외교부는 어 탈북민들을 더욱 잘 보호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해 주기 바랍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날을 제정도 추진하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이후 일주일 뒤인 지난 23일 유엔 인권이사회가 개최한 중국에 대한 제4차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에서 처음으로 탈북민을 언급하며 중국에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