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문화 차이를 극복해 한반도 문화의 통일을 꿈꾸는 한 예술단이 있습니다.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봉사와 재능기부 활동을 하는 예술단체이기도 한데요. 최근 '남북한민족예술단'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창단식이 열렸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 보기', 오늘은 남북한민족예술단 창단식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남북한민족예술단이 ‘그 겨울의 찻집’을 아코디언으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창단식을 맞아 예술단 단원들이 축하 공연을 한 건데요. 여러 통일 단체 관계자와 탈북민들이 모여 예술단 창단식의 자리를 빛냈습니다. 남북한 출신 단원이 함께하는 ‘남북한민족예술단’의 소개, 먼저 김성수 대표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김성수 대표] "저희가 한민족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남북한민족예술단'으로 명칭을 바꿨습니다. 북한(출신) 예술인 분들하고 남쪽에 있는 예술인 분들하고 협력해서 하려고 하는데 일단 현재는 북한(출신) 분들 주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표로서는 벅차면서도 긴장되고 잘 운영해야 하는데 그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주변 사람들이 도와줘야 더 큰 힘이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김성수 대표는 오랜 기간 군 복무를 해온 군인이었습니다. 전역을 한 뒤엔 우연히 탈북민 나향희 단장을 만나게 됐고요. 문화예술을 통해 통일을 이루어 나가는 활동을 함께하지 않겠느냔 권유에 마음이 맞아 뜻을 모았다고 합니다.
[녹취: 김성수 대표] " 저는 내 나라는 내가 지키겠다고 처음에는 의무복무 하려고 했다가 34년 군 생활 마치고 이런 길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20여 년 봉사활동을 경로당이라든가 요양원이라든가 그런 봉사활동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지금은 공연 위주로 전국으로 돌아다니면서 도움을 주면 어떨까? 이런 생각 하고 있습니다."
남북한민족예술단에는 약 20명의 단원이 함께하고 있고요. 현재는 탈북 예술인들로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북한민족예술단’이 정식으로 창단하기 전 탈북민 나향희 단장과 단원들은 10여 년 동안 꾸준히 예술공연 활동을 해왔는데요. 탈북민 김여와 씨도 북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단 활동을 함께 했다고 합니다.
[녹취: 김여와 단원] "북한에서는 어떤 걸 전공했냐면 선전대가 있어요. 8살부터 춤을 췄어요. 그 춤이라는 게 단체, 학교, 충성의 노래, 모임 이런 예술 분야에… 제가 좀 예뻤던가 봐요. 학급에서 10명이 뽑혀서 그런 춤과 노래를 했어요. 오직 체제 밑에서 예술 활동을 많이 했어요. 선전대로서, 그리고 춤도 추고 토막극, 연극 이런 것도 하고 그런 계기 점이 많았어요.”
그리고 한국에서 예술단 활동을 하면서는 북한 실상을 담은 뮤지컬을 만들었는데요.
[녹취: 김여와 단원] "뮤지컬을 왜 하게 됐는가 하면 '우리가 걸어온 길'이라는 시나리오를 썼어요. 두만강을 딱 건널 때 그 실상 그대로 다 기억하고 있어서 우리가 그런 형상적인 걸로 만들었어요. 실제 말로서가 아니라 형상으로 대한민국으로 입국한 이런 걸 만들었기 때문에 너무 감동돼서 앞으로도 많이 할 계획도 있고 어렸을 때부터 춤과 예능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게 몸에 배어서 북한에서의 전통춤, 물동이 춤 항아리, 물 길으러 가는 춤 그리고 민속춤도 잘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김여와 단원은 앞으로도 ‘남북한민족예술단’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고요. 이 활동이 자신에게는 큰 의의가 있다고 합니다.
[녹취: 김여와 단원] "2013년부터 참여해서 나이가 70 지났잖아요. 이 단체에서도 병사로 말하면 노병 같은 그런 심정이에요. 한 10년 전부터 실버예술단으로 같이 활동했다가 여기 '남북한민족예술단'을 오늘 창단하니까 그래서 기본적으로 준비한 단계도 있고 해서 특별히 뮤지컬 프로그램 그런 시나리오도 이미 다 해놓은 것도 있고 제가 나이도 좀 있지만, 아주 의의가 많아요."
또한 2009년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강영숙 씨는 북한에서부터 예술 활동에 대한 취미가 있었다고 했고요. 한국에서는 2011년부터 예술단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녹취: 강영숙 단원] "저는 여기서 무용 부문을 맡고 있어요. 저도 무용에 취미가 있고 그래서 그때 당시 인맥을 통해서 연락돼서 같이 하게 됐어요. 좀 어렵죠. 어려운데 제가 처음부터 한 경험에 의하면 열정 하나면 다 해결할 수 있겠다. 내가 하자고 결심하고 부단히 연습하는 과정에서 못 할 일이 없더라.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장고도 좋고 무용도 좋은데 그래도 무용 쪽으로 많이 하고 싶어요. 이렇게 우리 대표님을 만나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이 자리를 마련해 줬거든요. 그러니까 참 이런 분도 있구나. 한국 분들이 정말 이런 분도 있고 너무 고맙고 감사에 보답해야 하겠다. 하는 날까지 잘해 나가겠다는 그런 결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예술단 활동을 해오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그들만의 연습실이 없었다는 점이었는데요. 드디어 ‘남북한민족예술단’의 연습실이 생겼습니다.
[녹취: 강영숙 단원] "우리가 이제껏 10년 넘어서 지금, 이 활동을 하고 있잖아요. 우리가 자금적으로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하다 보니까 연습장을 우리로서 한 거 없어요. 교회에 얹혀서 하지 않으면, 다른 단체의 연습장을 쓰면서 뭐 몇 시간을 써라, 일주일에 하루만 써라. 지하철 공간에서도 해보고 그다음에 우리 집들이 다 크지 않잖아요. 집에서 이렇게 하기도 하고 참 강고하게 했지. 그렇게 하면서 그게 자기 열정이고 취미니까 그래도 했어요. 했는데 오늘 이렇게 연습실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뿌듯하고 스스로가 당당해지고 일반 사람들은 뭐 아무렇지 않은 지하의 연습실이지만, 우리한테는 정말 큰 빌딩을 가진 그런 자부심, 자랑하고 싶고...."
그러면서 아직도 무대에 오를 때면 벅찬 감동을 한다고 하고요. 특히나 탈북민 행사에 참여해 공연할 때 더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녹취: 강영숙 단원] "제가 입국을 59~60세 이때 했거든요. 한 2~3년 일해서 자식들을 데려오고 나니 60대 중반에 접어들었어요. 근데 그 나이에 내가 북한에 있었다면 시장에 앉아서 하루 벌이하느라고 엄두도 못 내잖아요. 그런데 여기 와서 군중들 앞에 나서서 춤을 출 수 있다는 게 나로서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감회가 깊더라고요. 순간에 참 감격스러운 나로서 너무 감격스럽고 자랑스럽고 이런 순간은 매번 무대에 오를 때마다 그런 감은 들어요. 특히 탈북민 행사에 나섰을 때 우리 탈북민들이 같이 공감해 주고 참 잘한다. 이러며 찬사를 보낼 때 우리 탈북민들 당당하게 이 땅에 와서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거 그럴 때가 제일 감회가 깊은 것 같아요."
현장에는 창단식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탈북민이 자리에 함께했는데요. 탈북 방송인 김충성 씨와 탈북민 전주연 씨가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녹취: 김충성 씨] "'남북한민족예술단'이 창단돼서 초대를 해주셔서 격려도 하고 노래도 한 곡 부르러 왔습니다. 예전에는 같이 공연도 많이 하고 행사도 많이 했었거든요. 너무 기쁜 마음으로 왔습니다. 참 너무 감사하게도 연습실 공간도 생기고 또 단원분들이 모여서 함께할 수 있는 숙소도 생기고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녹취: 전주연 씨] "'남북한민족예술단'이니까 여기 남한 사회에서 북한(출신) 사람들이 예술 활동을 벌일 수 있는 곳이라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저 이름에 남북한이 다 들어갔거든요. 그러니까 예술단이 북한 사람들뿐만 아니고 남쪽 사람들 여기 사람들까지 다 합쳐서 이렇게 어울려서 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요.”
또한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이사장도 창단식에 참석해 축사했는데요. ‘남북한민족예술단’이 통일역사의 자랑스러운 페이지를 기록하는 멋진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이사장] "과거에는 주로 북한에서 온 분들이 북한 예술만을 전하는 쪽이 많았습니다. 근데 이건 북한(출신)의 예술인 남한(출신)의 예술인이 한목소리로 노래 부르고 공연하고 춤추고 하는 것은 통일로 다가가는 하나의 지름길을 만드는 거로 생각합니다. '남북한민족예술단'이 출범하는 것은 젊은 세대, 또 나이 먹은 세대, 심지어 군인 장병들까지 이분들의 공연을 보고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것을 절감하기 때문에 예술단 출범의 의미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