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훈장을 수훈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였던 랠프 퍼켓 주니어 미군 육군 예비역 대령의 유해가 미국 의회 의사당에 안치돼 조문을 받았습니다. 미국 의회의 여야 의원들은 초당적으로, 고인의 용기와 희생에 각별한 경의를 표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도)
향년 97세를 일기로 지난 8일 별세한 한국전 참전용사 랠프 퍼켓 주니어 미 육군 예비역 대령의 유해가 29일 연방 의사당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상자에 담긴 유해는 성조기와 함께 의회 지도부의 예우를 받으면서 의사당 동쪽 계단을 따라 운구돼 2층 중앙홀 로툰다에 안치됐습니다.
명예훈장을 수훈한 한국전 참전용사 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고인의 영웅적 행동과 다른 모든 한국전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 전현직 대통령 등에게만 제공되는 최고의 예우가 이뤄진 것입니다.
추모식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와 에이미 클로버샤 민주당 상원의원, 그리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데니스 맥도너 보훈장관 등 1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습니다.
의원들은 퍼켓 주니어 대령의 희생정신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미치 맥코넬 / 미국 상원 공화당 대표
“랠프 퍼켓 대령은 미국 최고의 군사 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았습니다. 그런 영예를 가져온 그의 용기와 자기희생은 후대 군인들의 마음속에 영원한 유산이 될 것입니다.”
마이크 존슨 / 미국 하원의장
“참전용사들은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사명감과 자기희생, 또 조국의 가치를 수호한다는 신념으로 특별한 일을 해낸 사람들입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은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 옳은 일을 했습니다. 우리가 모두 존경하고 동경할 본보기입니다.”
추모행사 뒤 퍼켓 주니어 대령의 유해는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돼 한 시간 반 동안 조문을 받았으며, 아프간 등 다른 전쟁에서 활약했던 참전용사들도 그를 기렸습니다.
윌리엄 스웬슨 / 전 미국 육군 대위, 아프간 전쟁 참전 명예훈장 수여
“오늘은 우리나라가 함께 모여 한 영웅을 기리는 기회입니다. 퍼켓 대령은 유격중대 커뮤니티와 육군, 또 군 내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큰 업적을 남긴 분입니다.”
1926년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퍼켓 주니어 대령은 1943년 미국 육군에 입대했고, 2년 뒤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군인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후 1950년 11월 25일 미 제8군 유격중대 중대장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평안북도 소재 205고지 진지를 6회에 걸쳐 사수하고 대원들의 목숨을 구하는 데 큰 공을 세웠고,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에게 최고 훈격인 명예훈장을 수여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미국을 국빈 방문한 한국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한국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참전용사의 유해가 의사당에 안치된 것은 2022년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로 명예훈장을 받은 허셀 윌리엄스 해병대 예비역 상병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스물넷 젊은 나이에 목숨을 걸고 동맹을 지켰던 퍼켓 주니어 대령은 의원들의 마지막 인사를 받으면서 이곳 의회 의사당 동쪽 중앙 계단을 통해 운구됐습니다.
퍼켓 주니어 대령은 이제 자신의 고향인 조지아주에 안장돼 영면하게 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