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북한 인권단체들이 최근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한 중국 당국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들 단체들은 다음주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를 정식 의제로 포함시킬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북한인권시민연합과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물망초, NK감금피해자가족회 등 한국 내 10개 시민단체와 재중 탈북민 강제송환 피해자 가족들이 9일 서울 외교부 청사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조치를 규탄했습니다.
김석우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은 먹고 살기 위해 북한을 빠져나온 사람들을 그들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체포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지적하고,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유엔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의 당사국으로서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단체들은 또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앞으로 보내는 공동서한을 통해 다음주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의 의제 중 하나로 중국의 재중 탈북민 북송 중단과 중국 내 체류 중인 탈북민의 안전 보장, 그리고 한국행 보장을 논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오는 13일부터 이틀간 중국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고 밝혔습니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는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한중일 정상회의를 추진하면서 열리는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놓고 중국 측과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국무부의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는 물론 북 핵 대표인 정 박 대북고위관리도 중국의 류사오밍 북 핵 대표에게 탈북민 강제송환 금지 의무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영환 /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
“한국 정부가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자극할까’ 라는 그런 노파심에 안하게 되면 사실 오히려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거죠. ‘한국 정부는 오히려 이 얘기를 꺼내면 상당히 위축되는구나’ 그렇게 생각하게 될 상황입니다.”
한국 내 민간단체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달 26일 전후 투먼과 훈춘, 단둥 등지에서 50~60명의 탈북민을 추가로 강제북송했으며, 지난 6일에는 중국 난닝과 네이멍구 등에서 탈북민 60여 명이 중국 당국에 체포돼 송환 대기 중인 전해졌습니다.
앞서 중국 당국은 항저우아시안게임 폐막 이튿날인 지난해 10월 9일에도 탈북민 600여 명을 한꺼번에 북송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은 바 있습니다.
북한정의연대의 정베드로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북중 간 탈북민 강제송환 협조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흐름은 외부 정보와 사상 유입을 막기 위해 탈북민들에 대한 체계적 관리 필요성이 커진 북한 당국의 입장과 맞물린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베드로 / 북한정의연대 대표
“중국 내 AI 안면인식 기술이나 여러 가지 이송체계나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더 체계화되고, 이송하는 지점이나 이송체계가 코로나 끝나가면서 북한과의 협조체제 아래서 잘 시스템이 만들어져 가는 거에요.”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탈북민들은 북한 당국에 의한 자의적 구금과 고문, 학대, 성폭력, 강제낙태, 처형, 노예화 등의 인권 유린에 노출돼 있고, 관련 피해 증언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2014년 발간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보고서는 관련 피해를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반인도 범죄의 하나로 명시한 바 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