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이산의 아픔…세대 이은 후손들의 ‘뿌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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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특별기획, 오늘은 이산의 아픔을 끌어안고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미국 내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이산가족 특별기획, 오늘은 이산의 아픔을 끌어안고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미국 내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재미 이산가족들의 애끊는 사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이산가족들’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제이슨 안 씨는 외할머니가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이산가족으로, 하버드 의대생이었던 2008년 시작한 이 영화를 2013년에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미국 의회에서 연방 의원들과 정부 관계자들을 초청해 상영회를 열었습니다.

제이슨 안 / 다큐 영화 ‘이산가족들’ 제작
“제게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외할머니의 이야기일뿐 아니라 비슷한 사연을 가진 당시 10만 명에 가까운 한국계 미국인들의 이야기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게 영감을 준 것은 외할머니의 이야기뿐 아니라 더 넓은 의미의 한국계 미국인의 이야기였습니다.”

폴 리 ‘이산가족 USA’ 대표는 예일대 학생 시절 안 씨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본 뒤 2016년부터 이산가족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 모두 한국전쟁 당시 이산가족이 됐다는 리 대표는 2018년부터 이 단체의 대표를 맡았습니다.

지난해부터 80~90세를 넘긴 재미 한인 이산가족들이 북녘 고향에 전하는 메시지를 영상 기록물로 제작하는 ‘고향에 보내는 편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폴 리 / 이산가족 USA 대표
“제가 이 일을 시작한 이유는 형과 헤어진 둘째 할아버지 때문이었습니다. 형의 생사도 모른 채 돌아가셨어요. 그 기억에 대해 물어볼 기회나 용기가 없었던 것이 정말 후회스러웠습니다.”

리 대표는 지난 8년간 만났던 고령의 이산가족 1세대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건강이 좋지 않다면서, 더 늦기 전에 1세대들의 이야기를 다음 세대의 한인들, 그리고 북한의 다음 세대 이산가족들에게 기록으로 남겨 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을 위한 외교정책’의 에스더 임 평화안보정책 선임고문은 아버지가 황해도 사리원 출신인 실향민입니다.

임 고문은 한국전쟁은 이산가족뿐 아니라 참전용사의 가족, 또 미국인 전쟁포로와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현재 이산가족 국가등록 법안’ 통과를 위해 팀 케인 상원의원, 제니퍼 웩스턴 하원의원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스더 임 / 미국을 위한 외교정책 평화·안보 정책 선임고문
“한반도의 지속적인 분단과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한국전쟁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이든, 참전했다가 돌아오지 못한 가족이 있는 가족이든, 유해 송환이나 신원 확인이 안 된 가족이든 말이죠.”

존 제이 칼리지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는 테레사 이 씨 역시 ‘이산가족 USA’에서 이산가족 관련 법안이 의회에서 발의되고 통과될 수 있도록 로비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테레사 이 / 존 제이 칼리지 프로그램 매니저
“많은 젊은이들이 이 역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러다 사실을 알게 되면 충격을 받습니다. 충격을 받고, 이것이 우리 조부모들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 일이라는 사실에 감정이 북받치게 됩니다.”

이산가족의 역사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일.

이 씨는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이 일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며, 세상을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