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미국 의회 ‘이산가족 상봉’ 추진…‘초당적’ 입법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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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특별기획,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미국 의원들이 미북 이산가족 상봉을 촉진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벌여 온 입법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이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영상편집: 김정호)

이산가족 특별기획,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미국 의원들이 미북 이산가족 상봉을 촉진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벌여 온 입법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이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2021년 7월 19일 ‘이산가족 상봉 법안’ 표결을 앞두고 하원 본회의장 연단에 선 영 김 의원.

자신의 시어머니도 실향민이라면서 법안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영 김 / 미국 하원의원 (지난 2021년 7월 19일)
“저의 시어머니는 가족을 남한으로 데려오기 위해 용감하게 38선을 넘은 수많은 실향민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다섯 번이나 38선을 넘나들었습니다. 한국전쟁을 겪은 가족을 둔 한국 출신 이민자로서 그리고 이제는 의회에서 봉사하는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 여성 의원 중 한 명으로서 이 사안을 지지하는 데 목소리를 낼 수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법안은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이 북한 내 가족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미국 정부에 요구하는 것으로 찬성 415표, 만장일치로 통과했습니다.

법안 공동 발의자인 미셸 스틸 하원의원도 개인적으로 매우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미셸 스틸 / 미국 하원의원
“사실 제 부모님도 모두 북한에서 피난 왔습니다. 큰 이모 중 한 명은 큰아들을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미국 의회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습니다.

미시간주의 존 코니어스 전 민주당 하원의원, 텍사스주의 샘 존슨 전 공화당 상원의원, 뉴욕주의 찰스 랭글 전 민주당 하원의원, 그리고 부친이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일리노이주의 마크 커크 전 공화당 상원의원 등 주로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 의원들이 앞장섰습니다.

특히 하원에서는 2001년 처음으로 미북 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고 이듬해 2월는 상원에서도 통과됐습니다.

지난 2017년 46년 간의 의원 생활을 마친 올해 93세의 찰스 랭글 전 의원은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뜨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 많은 의원들이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찰스 랭글 / 전 미국 하원의원, 한국전쟁 참전용사, 93세
“가족들이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에 왔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같은 한국 사람이지만 공산주의자들에게 붙잡힌 가족을 두고 있습니다. 도덕적으로 말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 내 이산가족 상봉 지원 조항이 포함된 2008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은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된 이산가족 관련 첫 법률이기도 합니다.

이후 의회에서는 거의 매회기 관련 결의안이 채택됐고 매 회계연도 국무부 지출 법안에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하는 문구가 담기고 있습니다.

2020년 캘리포니아에서 첫 한국계 여성 의원으로 당선된 공화당의 김 의원과 스틸 의원은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한 의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국계인 민주당의 앤디 김 하원의원과 메릴린 스트리크랜드 하원의원, 또 한인 밀집 지역을 지역구로 둔 뉴욕주의 그레이스 멩 의원과 하와이주의 메이지 히로노 민주당 상원의원, 알래스카주의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도 큰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메이지 히로노 /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그 프로그램은 북한이 남북한의 이산가족 상봉을 가능하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미주 한인들도 어떤 식으로든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길 원하는 것입니다.”

댄 설리번 /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강력한 동맹국인 한국을 지지하는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돕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매우 중요한 인도주의적 제스처입니다. 미국 국민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포럼에서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이같은 노력으로 2021년 하원을 통과한 ‘이산가족 상봉 법안’은 화상 형식으로라도 상봉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의 협조를 구하라는 내용으로 2023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돼 법으로 제정됐습니다.

나아가 영 김 의원이 지난해 대표 발의한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은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한국 정부 및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와 화상 상봉 등 이산가족 상봉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관련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강력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올해는 한인 밀집 지역 주인 버지니아주의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과 제니퍼 웩스턴 민주당 하원의원이 힘을 합쳐 미국 정부의 한인 이산가족 정보기록 구축을 요구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고, 지난 2월 법안 발의 약 일주일 만에 하원 외교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