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헤드폰에서 흥겨운 K-POP이 흘러나옵니다. 음악을 트는 DJ의 목소리도 무선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고요. 호응을 유도하는 DJ의 목소리에 참여자 모두 신나게 춤을 춥니다.
이 행사는 사일런트 디스코(Silent Disco)로 말 그대로 해석하면 고요한 디스코 파티인데요. 음악을 헤드폰으로 들으며 길이나 클럽에서 춤추는 것을 말하고요. 소음 공해에서 벗어난다는 이점이 있어 다양한 나라의 페스티벌에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사일런트 디스코 코리아’의 김철환 대표가 2010년부터 기획했다고 하는데요.
[녹취: 김철환 대표] “2010년도부터 했어요. 2010년도부터 지금까지는 소음에 대해서 자유롭게 단순하게 놀기 위해서 했던 거라고 하면, 지금 하는 것 같은 경우에는 사회에서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더니 외국인 관광 프로그램이나 그런 것들이 필요한 것 같아서… 그걸 저는 일단 실행한 다음에 서울시 관계자분들이 안전하고 괜찮다, 그리고 좋네. 라고 인정할 때까지 일단 작년에 시범 사업으로 완료되고 올해 같은 경우에는 작년보다 더 많이 하는 거죠.”
그래서 김철환 대표는 한강축제의 일환으로 올해 더 큰 규모로 '무소음 DJ 파티'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는데요. 어떻게 즐기면 될까요?
[녹취: 김철환 대표] “일정의 대여비를 내시고 헤드폰을 가져가셔서 자유롭게 열린 공간에서 노시는 거 그게 끝. 여기 보면 연령대가 아주 다양해요. 10대부터 강아지부터 해서 외국인들도 다 이렇게 있거든요. 그러니까 나이대가 스펙트럼이 되게 넓어요. 근데 다 한 곳에서 다 같이 즐기잖아요. 현실에서 만들어내기 되게 어려운데 여기는 너무 간단하니까, 그냥 열린 공간에서 헤드폰 주고 알아서 놀아라, 거기다가 연령대에 대한 커트나 그런 거 하나도 없으니까...”
'무소음 DJ 파티'는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출신 제한, 나이 제한도 없고요. 그렇기에 음악으로 모두 자유롭게 즐기길 바라는 것이 김 대표의 바람이기도 하죠.
[녹취: 김철환 대표] “제가 원하는 거는 나이하고 상관없이 어렸을 때로 돌아가는 거예요. 내가 이렇게 아직도 웃으면서 놀 수 있는지를 모두가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할머니하고 손녀하고 손자하고 같이 음악을 들으면서 놀고 있어요. 너무 재밌어. 근데 너무 건전해. 옆에서는 20살 애들이 춤을 미친 듯이 추고 있어, 그게 같이 존재해요.”
'무소음 DJ 파티'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헤드폰을 대여하는 부스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섭니다.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로 나누어진 두 줄이 점차 늘어났는데요.
[녹취: 대여 현장음]
[녹취: 관계자] “사전 예약 이번에 되게 많이 왔는데 리스트로는 342명이고 실제로 거의 한 800명 가까이 온다고 들었어요. 현장(접수) 빼고 사전만 800이고 거기서 반납되는 거 있으면 계속 현장 받는 그런 순서예요. 일단 사전 예약하시는 분들은 즐기시는 분들, 원래 사일런트 디스코를 알고 계셨던 분들이 많이 오셨고요. 날씨 좋아서 놀러 오신 분들, 가족분들도 즐기고, 이게 원래 외국에서 시작됐다가 한국에 들어온 거라서 외국인 분들이 오히려 먼저 알아채고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 시민과 외국인 모두 들뜬 표정으로 무소음 파티가 열리기만을 기다립니다. 한국 시민 유태환 씨와 문에스더 씨는 이날 처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녹취: 유태환 씨] “이번에는 미리 신청해서 빨리 즐기고 빨리 집에 가려고… 이게 무소음이어서 이걸 빼고 또 경치 보고 즐길 때 또 꽂고 하면 돼서 3시간 할 수 있으면 하고 갈 것 같아요. 저는 다 같이 즐기자는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끼리 노니까 좋은 취지인 것 같고 그다음에 우리가 일상에 불편함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서 누군가에게는 또 소음 공해가 될 수 있는데 그런 거를 무소음으로, 관점을 바꿔서 한다는 게 좋은 취지이고 생각을 잘하신 것 같긴 해요.”
[녹취: 문에스더 씨] “저는 클럽 이런 거 처음 접하는데 남자 친구랑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기대돼요. 그냥 남들 신경 안 쓰고 다 같이 이렇게 즐기는 게 너무 기대되네요.”
이 밖에도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이곳을 찾은 한 가족도 있었는데요. 가족과의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 인천에서 서울 잠수교까지 찾아왔다고 합니다.
[녹취: 현이태 씨] “아이가 저번에 지나가다 보고서 너무 해보고 싶다고 해서 이번에 참가했습니다. 지금 초등학교 2학년, 전 연령 괜찮다고 해서 참가했어요. 굉장히 좀 신기했고요. 흥미로웠어요.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 안 주면서 집단으로 즐길 수 있으니까 좋아요. 저는 인천에 살고 있는데 이런 행사가 있으면 날씨도 좋고 산책하기도 좋고 이렇게 또 즐길 거리도 있으면 좋은 것 같아요.”
[녹취: 현 준 학생] “좀 떨리기는 하는데요. 재미있기도 해요. 사람들 앞에서 춤추거나 그런 게 좀 떨려요. 재밌게 시간을 보내면 좋겠어요.”
행사는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3명의 DJ가 각각 음악을 트는데요. 이날 함께한 DJ 봉기의 소감도 들어봅니다.
[녹취: DJ 봉기] “기분이 너무 좋고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시는구나,라고 너무 놀랍기도 했고요. 여기 메인으로 들어오는 DJ가 3명인데 3명 다 끝날 때쯤 되면 굉장히 감동에 벅차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EDM(전자댄스음악)하고 가요하고 같이 틀어요. 가요는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는 거 그다음에 EDM 같은 경우는, EDM이라는 노래 자체가 사람들이 뛰어놀 수 있게 만든 노래이기 때문에 빌드업이라고 하거든요. 그 구간에서 뛰어놀 수 있는 타이밍에 저희가 적절하게 이때 뛰면 됩니다. 라고 그런 것도 하고요. 간단한 동작들도 많이 유도하고 있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무대 쪽으로 가니 모니터링을 위한 스피커에서 작은 음악 소리가 들렸고요. 무대 앞으로 참여자들도 하나둘 모이면서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몸을 맡깁니다.
[녹취: DJ 봉기] “저희는 음향 때문에 여기 모니터링 스피커가 있어서 무대에 완전히 근접해 있으면 조금 들리긴 하는데 뒤쪽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시원해졌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시원해지고 에너지를 많이 얻어가셨으면 좋겠어요. 다들 일상이 힘드시니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한 부분에 또 에너지를 채워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고 무대 앞쪽에서 누구보다 즐겁게 춤을 추는 분들을 만났는데요. 작년에 이어서 두 번째로 참가했다고 합니다.
[녹취: Illa] “저는 일라라고 합니다. 작년에 왔어요. 같이. 그래서 너무 재밌어서 또 왔어요. 외국에도 이렇게 하니까, 재밌어요. 저는 미국 사람인데 호주에 살았어요. 호주에서도 클럽 가서 이런 사일런트 디스코 하거든요. 그거 보기 너무 웃겨요. 헤드폰 벗으면, 그런 사람들이 다 노래 부르고 춤추고 너무 재밌어요. 비슷한데 여기 경치가 더 좋죠. 그냥 사람들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마음대로 춤춰요.”
[녹취: 미국인 참여자]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사람이에요. 전년에, K-POP 믹싱했어요. 이거 재밌어요.”
[녹취: Illa] “영화 있잖아요. Pirates of the Caribbean 그 노래랑 케이팝이랑 믹싱해서 그런 노래 나왔어요. 그래서 너무 재밌다고 했어요. 3시간 할 수 있죠. 출 수 있죠? 새로운 사람들 만나고 친구도 만들고 춤도 많이 추고 너무 재밌어요.”
한강의 경치를 바라보며 새로운 사람들과 춤을 추는 것이 즐겁다는 이야기와 함께 또 다른 한국 시민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안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합니다.
[녹취: 김주연 씨] “좋아해서 월디페(월드디제이페스티벌) 때 해봤었는데 재밌어서 예약한 거예요. 맛있게, 재밌게 놀 생각으로 왔습니다. 날씨도 좋고 행복해요.”
[녹취: 한국 시민] “이걸 끼고 있는 사람만 즐길 수 있는 거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그냥 구경만 하잖아요. 저희는 진짜 재밌고, 다른 사람 시선을 신경 안 쓰는 거요. 이걸 끼면 그게 자연스럽게 돼요. 아주 크게 들으면 돼요. 서울에도 많이 생겨서 다른 사람들 신경 안 쓰고 잘 놀 수 있는 게 생기면 좋을 것 같아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