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의원들이 북한을 주요 사이버 위협국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또 영국이 오는 7월 조기 총선을 치를 예정인 데, 북한 등 외국 세력들이 총선에 개입할 가능성을 철저히 대비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의회 국가안보전략합동위원회가 오는 7월에 치러질 조기 총선에서 외국 세력이 개입할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북한이 제기하는 사이버 위협을 지적했습니다.
영국 정부의 국가 안보전략 이행 감시를 위해 설립된 의회 기구, 국가안보전략합동위원회의 마거렛 베켓 위원장은 23일 리시 수낵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 몇 년간 영국은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과 같은 국가로부터 선거 개입 시도를 겪어 왔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영국 정부 산하 사이버 보안 기구가 러시아의 지난 2019년 영국 총선 개입과 중국의 영국과 미국, 캐나다의 민주주의 절차에 영향 미치려 한 사례를 여러 차례 적발했다고 지적하고, 영국은 오는 7월 4일 총선에서 외국의 간섭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지난 22일 총리 관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당초 11월로 예상됐었던 선거를 앞당겨 오는 7월 4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의원들은 또 이번 서한에서 악의적 행위자들이 선거 기간 동안 분열과 약점을 악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구체적 사례를 들었습니다.
특히 사이버 공격과 민감한 정보 탈취를 위해 정치인을 표적으로 삼는 행위, 온라인에서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 ‘국내 분열’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거나 정치적인 주제를 이용해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가 온라인상의 이런 악의적 행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와 정치인들에 대한 보안 우선순위 지정 등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북한을 국가기반시설에 고도화된 사이버 위협을 제기하는 국가 중 하나로 지목하고 경계해 왔습니다.
영국 내각부는 앞서 지난해 12월 의회 ‘과학, 혁신 및 기술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보고를 통해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영국의 주요 국가 기반 시설에 제기하는 큰 위협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국가사이버안보센터도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 연례 검토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영국의 국가안보에 지속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의 핵심 초점은 사이버 능력을 이용한 사이버 절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을 러시아, 이란과 함께 국가적 목적을 위해 사이버 범죄 행위를 활용하는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