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가 예정대로 12일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 문제를 논의하는 공개회의를 열었습니다. 미국과 한국∙일본∙영국 등은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이 북한의 불법적인 핵과 미사일 무기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에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시민사회 대표로 참석한 탈북 청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강압과 통제만을 통한 통치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10개월 만에 다시 개최된 유엔 안보리의 북한 인권 공개회의에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 주민들이 겪는 심각한 인권 침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폴커 투르크 / 유엔 인권최고대표
“북한의 비참함, 억압, 공포, 굶주림, 절망적 상황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이를 벗어나는 길은 북한이 스스로 부과한 고립의 막다른 골목에서 돌아서서 다시 개방하고, 국제사회와 교류하며, 사람들 사이의 접촉을 가능하게 하고, 국제 협력을 포용하며, 모든 사람들의 복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안보리 회원국들은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를 포함해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가장 신속한 책임 규명 방안이 무엇인지 논의해야 합니다. 우리는 절대적으로 고립된 채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알아야 합니다.”
공개회의 소집을 공동 요청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인권은 세계 평화와 안보에서 불가분의 관계라면서 북한의 만행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 유엔주재 미국대사
“자국민의 복지 대신 무기를 선택하는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안보리 회원국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도 그와 같은 용기를 보여야 하며, 북한의 뻔뻔스러운 만행에 정면으로 맞서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평화와 안보, 정의와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그것이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나은 미래와 우리 모두를 위한 더 안전한 미래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이달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한국의 황준국 유엔주재 대사는 북한 인권을 국제 평화와 안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고, 일본 대사는 납북자 문제 해결 등을 위한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황준국 / 유엔주재 한국 대사
“북한은 핵무기와 인권 침해로 굴러가는 쌍두마차와 같습니다. 인권 침해가 멈추면 핵무기 개발도 멈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 자체로도 매우 중요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국제 평화와 안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야마자키 카즈유키 / 유엔주재 일본 대사
“모든 납북자들의 조속한 귀환을 위해 국제사회가 단합해 함께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끝으로 일본은 북한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심각한 인권 침해를 해결하기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고,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며 모든 관련 결의를 완전히 준수하고 대화에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시민사회를 대표해 참석한 탈북 청년 김금혁 씨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강압과 통제만을 통한 통치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하고, 북한 청년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는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금혁 / 탈북민
“북한의 미래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다른 누군가가 가져다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쟁취해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발했습니다.
겅솽 / 유엔주재 중국 부대사
“현재 북한의 인권 상황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안보리가 북한 인권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대감을 고조시키고 대결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이날 회의에 앞서 미국과 한국∙일본 등 57개국과 유럽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억압적인 정치 사회 체제는 북한이 권력을 유지하고 핵과 미사일 역량을 적극 개발할 수 있게 했다면서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한 우려와 함께 변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