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다시 북한을 방문하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 밀착되고 있는 것은 한국과 러시아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대북 첨단 군사 기술 이전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데, 러시아는 한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데도 신경을 쓸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러시아의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확대 회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러시아 정책에 대한 지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면서 양국 간 관계가 더욱 밀착된 것입니다.
미국의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 문제 해결에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을 바라긴 어렵다면서, 한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최근 상황을 보면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 문제에 도울 준비가 돼 있던 그런 시기는 끝났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러시아는 조만간 한국에 직접 위협이 될 수 있는 무기*군사 관련 기술과 지원을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런 일이 생기면 한국은 러시아가 직접 북한을 돕고 방조하는 이 새로운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지 매우 명확하고, 전략적이며, 긴급하게 생각해야 할 겁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그러면서 한국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은 러시아가 전투기 관련 기술이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기술, 유도 엔진 관련 기술 등 첨단 군사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기로 합의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강화하는 것이며 한국은 이런 상황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도 북한의 무기 지원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군사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한층 강화한다면 최근 주요 언론사 대표들과 만나 한국과 관계 개선 의지를 나타낸 푸틴 대통령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북러 군사협력이 더 강화되면 한국은 미국, 일본과 더욱 밀접하게 공조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빅터 차 /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C 한국 석좌
“앞으로 우리는 미국의 관계 강화와 미한일 3국 관계 강화를 보게 될 것입니다. 다음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는 미한일 3국 동맹들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북러 간 밀착은 김정은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어 도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은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
“당연히 한러 관계에 영향을 줍니다. 북러 관계, 북러 동맹은 김정은을 더 대담하고 도발적으로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도발 가능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역내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사는 그러나 한국은 전 세계 10대 경제국이자 국제 주요 플레이어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러시아는 한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는 않고, 한러 관계를 관리하며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대리 역시 푸틴의 전략적 이유와 이해관계 등으로 북러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군사 협력을 끌어낼지는 알 수 없지만, 러시아는 한국과의 관계를 관리하거나 적어도 더는 악화하는 것을 막는 데 계속 관심을 표명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국도 러시아와 관계 관리에 관심을 보였고 현재 방침을 이어가며 구체적인 정상회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국 등 기타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의 공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