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조약 체결에 대한 격한 반응들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원에서는 적성국 간의 연대 심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언들이 초당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특히 북한처럼 러시아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방안과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론도 다시 거론됐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선명)
미국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20일 공동 발의한 러시아 테러지원국 지정 촉구 법안입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며 군사 경제 관계를 심화하기로 하자, 러시아도 북한처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블루멘탈 의원은 그레이엄 의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만난 사진을 보여주면서, 세계에서 가장 독재적인 잔학 행위를 저지른 두 지도자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이번 평양 방문 중에 ‘북한은 자체 방위력을 갖출 권리가 있다’고 한 것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미국은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처드 블루멘탈 /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지난 20일)
“이 사진은 터무니없을 뿐만 아니라 매우 무서운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미국에 맞선 협력의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블루멘탈 의원은 그러면서 러북 간의 핵무기 기술 이전의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리처드 블루멘탈 /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지난 20일)
“러시아가 북한에 핵 전문 지식을 전수하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말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받은 기밀 브리핑을 언급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러시아는 수년 동안 북한이 이런 종류의 핵 능력을 갖추는 것을 반대했는데, 그 이유는 이 미치광이(김정은)가 무슨 짓을 할지 너무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제는 미국이 나서야 할 때라면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린지 그레이엄 /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지난 20일)
“북러 방위 조약 이후 이제는 우리가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이 다른 어떤 순간보다 중요합니다. 북한과 방위 조약을 맺는 모든 국가는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경우 미국인이 러시아와 하는 모든 거래가 불가능해질 것을 우려해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이 아닌 ‘침략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는 백악관에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본회의장 연설에 나선 상원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다시 제기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 중국, 이란 간의 협력 강화는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북러 조약 체결과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공급, 중국 및 이란의 대러 지원에 대응해, 미국은 군사력을 증강하고, 한국, 일본, 호주와의 핵 부담 공유 협정을 논의해야 한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핵무기 재배치를 다시 제안했습니다.
로저 위커 / 미국 상원 공화당 간사
“한국, 일본, 호주와 함께 핵 부담 공유 협정을 논의해야 합니다. 이제 그들도 나서서 핵 부담 공유에 참여할 때입니다.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의 핵무기를 과거에 배치했던 곳, 즉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