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간첩 혐의 미국 WSJ 기자 첫 재판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의 스베르들롭스크 지방법원에서 간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에반 게르슈코비치.

러시아 당국에 의해 간첩 혐의로 기소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신문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에 대한 비공개 첫 재판이 어제(26일) 열렸습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이날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의 스베르들롭스크 지방법원에 삭발한 모습으로 출석했습니다.

법원은 취재기자들에게 개정 전 몇 분간 법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관의 영사 담당 직원 2명도 잠시 법정에 입장할 수 있었지만 게르시코비치 기자와의 대화는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에 대한 이날 재판은 지난해 3월 29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된 지 15개월 만입니다.

FSB는 당시 취재 차 우랄산맥 지역인 예카테린부르크를 방문해 식당에 있던 그를 간첩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러시아 검찰은 게르시코비치 기자를 기소하면서 그가 미 정부를 위해 스베르들롭스크에서 군사장비를 생산하는 군수업체 우랄바곤자보드의 비밀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WSJ는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러시아 외무부 승인을 받고 취재활동을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WSJ의 엠마 터커 수석편집장은 성명을 통해 "오늘 우리 동료 에반 게르시코비치가 러시아 정권의 수치스럽고 불법적인 재판에 직면했다”며 “그의 구금은 자유언론에 대한 헤아릴 수 없는 공격”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대사관도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가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간첩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크렘린궁이 정치적 목적으로 미국 시민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