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가 중국과 러시아의 계속된 비호로 북한의 제재 위반이 노골화되고 있는 가운데, 안보리 이사국인 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대북제재 위반 감시 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을 대체할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유엔 총회 내에 감시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중국과 러시아의 임기 연장 거부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패널 업무가 중단된 지 약 4개월이 지났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러시아에 대한 불법적 무기 공급, 선박 간 환적 등을 안보리 결의로 지정된 대북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슬로베니아의 유엔 대표부는 최근 VOA에 전문가패널의 부재는 1718 위원회, 즉 대북제재 위원회와 안보리 활동에 대한 도전일 뿐 아니라 비확산 체제 전체에 대한 엄청난 후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슬로베니아는 미국과 한국, 일본이 추진하는 새로운 감시 기구 등 유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슬로베니아는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다자주의를 믿으며 모든 유엔 관련 옵션이 다 소진된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주재 스위스 대표부도 최근 VOA에 보낸 논평에서 유엔 총회 내 대북제재 감시기구 신설을 강조했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가 다시 한 번 전문가패널을 구성할 수 있을 때까지 대안을 찾아야 하며, 스위스는 총회를 포함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열려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스위스는 이어 전문가패널은 제재 이행 촉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특히 북한이 불법 핵, 탄도 무기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고 있는 이 중요한 시기에 전문가패널의 신뢰할 수 있고 수준 높은 보고서는 위원회와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필수적인 정보의 원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했던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은 2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해서는 유엔 안보리 회원국 중 미일한 3국이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3국이 유엔 체제 내에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은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서, 유엔 헌장에 따라 가장 강력한 법적 구속력이 부여된 것은 안보리뿐이기 때문에 총회 내 새로운 기구는 안보리 기구만큼 효과적이고 구속력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총회 내 기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조사관을 선정하고,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2016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다케우치 마이코 전 위원은 총회 내 기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회원국들이 실제로 패널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케우치 마이코 /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유엔총회 내 기구 신설에 반대하는 회원국들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구는 매우 공정한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전 안보리 전문가패널처럼 말이죠.”
다케우치 위원은 그러면서 일본 회사가 북한 의류를 수입한 경우나 러시아가 북한에서 미사일을 수입하는 경우 모두 동등하게 조사해야 회원국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