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공개한 12축 신형 이동식 발사대, 텔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역량 향상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다만 실제가 아닌 모형으로 북한이 허풍을 떨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북한의 위협이 지속적으로 고조되는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북한 대외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공업기업소를 현지 시찰했다면서 이동식 발사대, TEL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 TEL의 바퀴는 12축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북한이 12축의 TEL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존에 북한이 공개한 TEL 중 바퀴 축 수가 가장 많았던 것은 ‘화성-17형’을 싣는 TEL로 11축 22륜이었습니다.
이후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8형’은 9축 18륜 TEL을 사용했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TEL의 바퀴 수가 늘어난 경우는 탑재체가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탑재 연료 증가로 사거리가 더 길어지고, 탄두의 무게가 더 무거워져 파괴력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로버트 피터스 /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이것은 장거리 미사일에 잠재적으로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이것은 더 많은 탄두로 더 다양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ICBM 역량을 확대한다는 것입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TEL이 진짜라면 그 어떤 미사일보다 위협적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진짜인지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우리는 이 발사대가 진짜인지 모릅니다. 모형일 수도 있어요. 김정은은 TEL이 운행하거나 미사일을 장착한 모습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 TEL에 장착할 미사일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ST애널리스틱 대표도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이전보다 더 무거운 로켓을 운반하고 싶어 하는 것 같지만 북한이 허풍을 떨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실제로는 향상된 미사일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미국과 한국 등에 자신들의 역량을 과장하면서 협상력을 키우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마커스 실러 / ST애널리스틱 대표
“때로는 북한이 허풍을 떨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더 무거운 로켓을 가지고 있지 않을 수도 있고, 다만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역량 향상의 진위 여부를 떠나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피터스 /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북한의 TEL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고, 북한이 서방에 자신들이 실제보다 더 많은 역량을 가졌다고 허풍을 떠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 18개월간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현대화하는 속도를 고려하면 북한이 실제로 더 큰 규모의 ICBM을 실전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데 대비해야 합니다.”
미국 국방부 핵∙미사일 방어 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한 로버트 수퍼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ICBM의 고각 발사만 실시했을 뿐 정상각 발사시험은 하지 않아 대기권 재진입 등의 역량도 아직 입증하지 않았다면서도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로버트 수퍼 /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우리는 이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위협보다 앞서 나가는 것이 우리의 국가 정책입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