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북한 인권 문제, 특히 납북자를 주제로 한 고위급 행사가 열렸습니다.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이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촉구했고, 피해 가족들은 북한에 조속한 송환을 촉구했습니다. 김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제 79차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25일 한국과 룩셈부르크 주최로 납북 피해자의 조속한 생환을 촉구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행사에는 중국에서 북한에 강제 구금된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와, 강제 북송된 탈북민 김철옥 씨의 언니 김규리 씨, 국군포로의 자녀이자 탈북민인 손명화 씨, 일본인 납치 피해자 마쓰모토 루미코의 남동생인 마스모토 테루아키 씨, 북한에 아버지와 오빠를 둔 이산가족인 이차희 씨 등이 참석해 피해자들의 조속한 복귀를 호소했습니다.
김정삼 / 북한 억류 김정욱 선교사의 형
“중국 경찰이 교회를 급습하여 그가 보살피던 북한 사람들을 체포해 북송해버리자 김정욱 선교사는 이들의 안위를 걱정하였습니다. 결국 그는 북한 국가보위성의 꾀임에 넘어가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김규리 / 강제북송 탈북민 김철옥 씨의 언니
“이 잔학 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김정은과 관련자들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을 요청합니다.”
다프나 랜드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차관보는 김정욱 선교사 등 납북자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다프나 랜드 /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 인권 노동 차관보
“김정욱 선교사가 북한에 억류된 지 거의 11년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4천 5일이 지났습니다. 부당하게 억류된 그동안 수많은 명절과 생일, 가족행사를 잃었습니다. 그의 형인 김정삼 씨는 소통할 채널도, 안부 확인 방법도 없이 동생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랜드 차관보는 이어 납치와, 강제 실종, 이산가족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라면서, 북한의 억압적인 정책으로 가족들이 계속 떨어져 있다고 지적하고, 납북자 문제와 더불어 북한의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동맹인 한국, 일본과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은 피해 가족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조태열 / 한국 외교부 장관
“한국 정부는 다른 나라 정부 또 시민사회와 협력해 이러한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북송 문제를 지적하면서 중국에 강제북송 중단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줄리 터너 /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우리는 중국이 국제의무를 준수하고 탈북민에 대한 강제 송환을 중단할 것을 계속 촉구합니다. 또 우리는 계속 그렇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수시로 중국 정부에 직접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입니다."
유엔총회 기간에 북한 인권과 관련한 고위급 행사가 열린 것은 2014년 이후 약 10년 만입니다.
터너 특사는 북한에 억류돼 있거나 헤어진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답을 갈망하는 가족들이 목소리를 냈다는 데 이번 행사의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그분들을 생각하고,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잊지 않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